줄리언 반스의 아주 사적인 미술 산책
줄리언 반스 지음, 공진호 옮김 / 다산책방 / 2019년 9월
평점 :
구판절판




팟빵 매거진 <김혜리의 조용한 생활> 덕분에 알게 된 책이다. 맨부커상을 수상한 <예감은 틀리지 않는다>를 비롯해 다수의 소설을 쓴 줄리언 반스는, 사실 에세이스트로도 유명하고 미술 평론가로 일한 경력도 있다고 한다. 이 책은 그가 청년 시절부터 깊은 관심을 가진 미술에 관해 쓴 에세이들을 엮은 것이다. 


줄리언 반스가 미술에 관심을 가진 건, 대학 입학 직전의 일이라고 한다. 그전에도 프랑스어 교사인 부모 손에 이끌려 프랑스에 가본 적도 있고, 미술관에 가본 적도 여러 번 있었지만, 둘 다 큰 관심은 없었다고 한다. 그런데 대학 입학 전 파리에 갔다가 우연히 들른 귀스타브 모로 미술관에서 예상치 못한 경험을 했고, 그 후부터 적극적, 의식적으로 미술 작품을 감상하러 다니기 시작했다. 그 결과 미술에 대한 남다른 조예가 생겨서 잡지에 평론을 게재하기도 했다고. 


이 책에는 총 17편의 글이 실려 있고, 한 편의 글은 한 명의 화가를 다룬다. 제리코, 들라크루아, 쿠르베, 마네, 파탱 라투르, 세잔, 드가, 르동, 보나르, 뷔야르, 발로통, 브라크, 마그리트 등 인상파 이후의 화가들이 주로 나오며, 올든버그, 프로이트, 호지킨 등 현대 화가들도 나온다. 이 책을 통해 전부터 알고 있었던 작가와 작품에 대한 새로운 관점을 얻게 된 것도 많고, 전혀 몰랐던 작가와 작품을 새롭게 알게 되기도 해서 매우 좋았다.


이 책에는 우리가 어떤 작품 또는 작가에 대해 알고 있(다고 여기)는 진실이 과연 사실인지 의문을 제기하는 대목이 여럿 있다. 가령 세잔은 오랫동안 '화가들의 화가'로서 숭배받고 존경받았는데 과연 그럴 만한 인물일까. 여성을 아름답지 않게 그렸다는 이유로 '여성 혐오자' 취급을 당했던 드가는 과연 정말 여성을 혐오했을까. 피카소의 후광에 가려져 2인자 신세를 면치 못했던 브라크와 피카소의 실제 사이는 어땠을까. 이런 식으로 이야기가 전개되어 읽는 내내 흥미진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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