잘 자요, 엄마
서미애 지음 / 엘릭시르 / 2018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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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스테리아>에서 서미애 작가님의 인터뷰를 읽고 호기심이 동해 뒤늦게 구입해 읽은 책이다. '하영 연대기 3부작'의 1부에 해당하는 소설로, 2부는 작년에 출간된 <모든 비밀에는 이름이 있다>이고 3부는 출간 예정이다. <잘 자요 엄마>와 <모든 비밀에는 이름이 있다>를 함께 주문했는데, 아주 잘한 선택이었다. <잘 자요 엄마>를 읽고 나면 <모든 비밀에는 이름이 있다>를 읽지 않을 수 없고, <모든 비밀에는 이름이 있다>를 읽으면 다음 3부를 기다리지 않을 수 없다... 


이야기는 범죄심리학자 선경의 이야기로 시작된다. 대학에서 학생들을 가르치며 안정된 삶을 살고 있던 선경은 희대의 연쇄살인범 이병도로부터 만나고 싶다는 연락을 받고 구치소로 향한다. 선경은 병도가 자신을 어떻게 아는지, 왜 자신을 지목했는지 궁금해하지만, 호기심을 드러내면 만남의 주도권을 빼앗길지도 모른다는 생각에 애써 표정을 지운다. 


한편 선경은 갑작스럽게 남편의 전처가 데리고 있던 딸 하영과 살게 된다. 사고로 엄마를 잃고 외조부모와 살고 있던 하영이 화재 사고로 외조부모까지 잃게 되자 남편이 하영을 집으로 데려온 것이다. 선경은 하영에게 잘해주려고 노력하지만, 하영은 좀처럼 선경에게 마음의 문을 열지 않는다. 처음에는 사고 후유증인 줄 알았는데, 점점 아이답지 않은 폭력성과 잔인함에 선경 또한 마음의 문을 점점 닫게 된다. 


<잘 자요 엄마>는 범죄 소설이라기보다는 호러 소설에 가깝다는 생각이 들 정도로 무서운 장면이 많다. 연쇄살인범 병도의 범행을 묘사하는 장면도 끔찍하지만, 개인적으로 선경의 시선으로 하영을 보는 것이 너무너무 무서웠다. 저 아이는 그동안 어떤 지옥을 봐온 걸까. 저 아이의 내면에는 어떤 괴물이 살고 있는 걸까? 혹시 이 모든 생각이 나의 오해나 착각이면 어떡하지? 이런 식으로 하영에 대한 의심과 선경 자신에 대한 자책이 반복되는 것이 이 소설에서 내가 느낀 가장 큰 공포였다. (같은 이유로 영화 <케빈에 대하여>를 끝까지 못 봤다ㅠㅠ 무서운 대상을 무서워만 할 수 없다는 것이 얼마나 괴로운지...) 


<잘 자요 엄마>만 읽었을 때는 그저 무서운 소설이었는데, <모든 비밀에는 이름이 있다>를 읽고 나서는 생각이 좀 달라졌다. 공포스럽기만 했던 하영에 대해서도 다양한 감정이 들고... 그러니 부디 <모든 비밀에는 이름이 있다>도 읽어보시길. 작가님이 후속편을 안 쓰려고 했다가 독자들 요청으로 후속편을 쓰셨다는데 너무 잘하셨다. 3편도 얼른 나왔으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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