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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애소설 읽는 교수 1
안그람 지음 / 문학동네 / 2021년 12월
평점 :

오랫동안 알고 지낸 가까운 사람이라도 그 속을 모르는 경우가 있다. 피를 나눈 가족이라도, 그가 지금 무슨 생각을 하고 누구를 사랑하며 무엇을 바라는지 갈피조차 잡을 수 없을 때가 있다. 문학동네에서 출간된 안그람 작가의 만화 <연애소설 읽는 교수>에는 그런 가족, 그런 친구, 그런 연인들이 나온다.
서울 모 대학의 교수인 장준우는 아내와 사별한 후 혼자서 두 딸을 키웠다. 그에게는 웬만해선 남들에게 말하지 않는 은밀한 취미가 있는데, 그것은 바로 인터넷에 연재되는 연애소설을 읽는 것이다. 그러던 어느 날 작가의 사정으로 연재가 중단되고, 연재 재개를 기다리던 장준우는 참지 못하고 작가에게 직접 편지를 쓴다.
한편 경민이라는 필명으로 인터넷에 연애소설을 연재하는 작가 성민은 슬럼프에 빠져 연재를 중단한다. 괴로워하던 성민 앞에 어느 날 편지 한 통이 도착하고, 편지를 쓴 사람이 소설 속 주인공의 상황과 비슷하다는 걸 알고 집필의 힌트를 얻으려 만나자고 제안한다. 그리하여 준우와 성민은 만나게 되는데, 첫 만남에서 둘 사이에 예상치 못한 연결점이 있다는 걸 알게 된다.
처음에는 연애소설을 즐겨 읽는 대학교수의 온화한 일상을 그린 만화인 줄 알았는데, 그의 과거와 현재의 인간관계가 얽히면서 결코 온화한 기분만으로 읽을 수 없다는 걸 알게 되었다. 한 남자의 아내, 두 딸의 엄마이기도 했지만 장래가 촉망되는 소설가이기도 했던 준우의 아내가 어쩌다 일찍 죽게 되었는지도 궁금하고, 준우에게 매정한 형과 부모님에 얽힌 사연도 궁금하고... 30년 지기 '친구'지만 그냥 친구 같지만은 않아 보이는(나만 그런가?) 인화와의 관계도 궁금하다.
딸과 하루라도 더 같이 살고 싶은 준우와 그런 아버지를 부담스럽게 여기는 딸 제경 사이의 갈등도 흥미롭다. 준우와 제경 모두 성품이 온화해서 상대에 대한 불만을 크게 드러내지 않는데, 오히려 그래서 더 각자의 속마음을 털어놓지 못하고 비밀을 쌓아가는 것이 아닌가 싶다. 언젠가 제경의 비밀이 드러나면 준우는 어떤 표정을 지을까. 제경에게 밝히지 못한 준우의 비밀은 무엇일까. 아무래도 다음 이야기가 너무 궁금해서 2권부터 5권까지 전부 구입해 읽어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