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기와 나 오리지널 9
라가와 마리모 지음 / 대원씨아이(만화) / 2021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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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기와 나>는 일차적으로 엄마를 여의고 세 식구가 된 진이네 가족의 이야기를 그리지만, 진이네 가족 주변의 친구나 이웃 가족을 통해 세상에는 다양한 가족의 형태가 존재하고 각자 나름의 문제를 내포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9권의 첫 번째 에피소드에서는 진이의 학교 친구 승진이의 이야기가 나온다. 승진이네 가족은 아빠, 엄마, 승진이로 이루어진 3인 가족인데, 승진이네 아빠는 전업주부이고 엄마는 경찰이다. 승진이는 내심 아빠가 살림을 하고 엄마가 돈을 버는 것에 불만을 품고 있는데, 어떤 사건을 통해 아빠와 엄마의 역할이 고정되어 있지 않다는 것을, 나아가 남성과 여성의 성역할이 나누어져 있지 않음을 깨닫게 된다. 90년대에 이미 이런 만화가 나왔다니 신기하고 대단하다. 


진이의 아빠 석원이 다니는 회사에서 총무부 주임을 맡고 있는 '왕언니' 수춘의 이야기도 그렇다. 수춘은 오랫동안 일과 살림을 병행해온 워킹맘인데, 회사에서는 퇴물 취급받고 가정에서는 남편과 딸의 이해를 받지 못해 몸과 마음의 피로가 잔뜩 쌓여 있는 상태다. 그런 수춘 씨가 석원과 친해지면서 극적인 변화를 겪게 되는데, 다행이라는 생각이 들면서도 한편으로는 수춘 씨가 남자였다면 진작에 이런 일을 겪지 않았을 텐데 하는 안타까운 마음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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