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일을 위한 내 일 - 일 잘하는 여성들은 어떻게 내 직업을 발견했을까?
이다혜 지음 / 창비 / 2021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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씨네21 이다혜 기자가 다양한 분야의 일 잘하는 여성 7인(영화감독 윤가은, 배구선수 양효진, 바리스타 전주연, 소설가 정세랑, 경영인 엄윤미, 고인류학자 이상희, 범죄심리학자 이수정)을 직접 만나 인터뷰한 내용을 담은 책이다. 이다혜 기자님이 쓰신 책은 묻지도 따지지도 않고 구입하는 주의라서(신간 <여행의 말들>도 예약 뜨자마자 구입했다) 이 책도 내용 불문하고 구입했는데, 읽고 난 후에는 인터뷰이 7인에 대한 관심이 커져서 생전 처음으로 여자 배구 경기 보고 싶다는 생각도 들고 커피 마시러 부산에 가고 싶다는 생각도 들었다. 


이 책의 주된 내용은 소소한 개인사가 아니라, 각각의 인터뷰이가 어떻게 진로를 발견하고 어떤 방식을 통해 커리어를 개발했는가이다. 양효진 님처럼 청소년기에 진로를 찾은 경우도 있지만, 대부분의 경우는 성인이 된 이후에 진로를 찾았다. 대학에서 사학과 종교학을 전공한 윤가은 님이나 사회복지학을 전공한 전주연 님, 역사교육학을 전공한 정세랑 님처럼 전공과 직접적으로 연관되지 않은 직업을 가진 경우도 적지 않다. 그러니 대학 간판이나 전공에 목맬 필요 없고, 대학을 졸업한 후에도 얼마든지 진로를 수정하거나 새로운 진로로 나아갈 수 있다. 


해당 업계 또는 학계에서 일하고 있는 사람의 생생한 목소리를 들을 수 있는 점도 이 책의 미덕이다. 고인류학자 이상희 님에 따르면 고인류학은 향후 사라질 가능성이 높다. 현재 학계의 중심은 유전학 쪽으로 넘어가고 있고, 고인류학(문과)을 전공하더라도 통계학, 자연과학(이과) 지식은 필수다. 범죄심리학자 이수정 님에 따르면 심리학 전공자만이 대학원에서 범죄심리학을 공부할 수 있는 건 아니다. 범죄심리학자의 진로가 프로파일러뿐만인 것도 아니다. 세상이 복잡한 만큼 직업도 다양하며, 시도를 멈추지 않는 한 나에게 꼭 맞는 직업을 찾을 가능성이 분명히 있다. 


"정세랑의 여자들은 낙원에 살지 않는다. 그들이 존재하는 소설을 읽는 독자가 되는 일은, 낙원을 동경하는 것이 아니라 현실을 버틸 연대자들을 찾는다는 뜻이다." (135쪽) 


"내 가치만 정하면 돌아가더라도 계속 나아가는 거예요. 금방 이루지 못할 수 있어요. 나도 그랬고, 그래도 가는 거지. 뚝심이 있는 게 중요한 거 같아. 뚝심 있게 가다 보면, 어느 경지에 도달해 있는 거지." (205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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