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기와 나 오리지널 1
라가와 마리모 지음 / 대원씨아이(만화) / 2021년 7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어릴 때 본 만화 <아기와 나>를 삼십 대 중반이 되어 다시 본다. 요즘은 일본 만화에 등장하는 이름을 일본어 이름 그대로 표기하는 경우가 많은데, <아기와 나>는 일본어 이름인 '타쿠야'와 '미노루' 대신 한국어판 이름인 '진이'와 '신이'로 표기되어 있다. 타쿠야와 미노루가 아닌, 진이와 신이 형제의 알콩달콩한 이야기로 <아기와 나>를 기억하는 나로서는 이 편이 확실히 좋다. 

이야기는 어머니를 여의고 아버지와 함께 사는 10세 소년 진이와 나이 차가 많이 나는 동생 신이를 주축으로 진행된다. 어머니가 세상을 떠난 후, 진이는 직장 일로 바쁜 아버지 대신 동생을 돌보는 일을 맡게 된다. 하지만 이제 겨우 열 살인 진이에게 육아는 너무나 벅차고 힘든 일이다. 학교 숙제도 해야 하고 친구들처럼 뛰어놀고도 싶은데 말도 잘 못하고 울기만 하는 동생을 돌봐야 하니 심란하다. 그런 진이가 신이와 함께 이런저런 일을 겪으면서 자신이 처한 상황을 받아들이게 된다. 나아가 동생의 소중함을 알게 되고, 돌봄을 받는 사람에서 돌봄을 해주는 사람으로 성장한다. 

엄마를 잃은 슬픔에 빠져 있을 겨를도 없이 어린 동생을 돌봐야 하는 진이. 처음 이 만화를 봤을 때나 지금이나 불쌍한 건 같은데, 한편으로는 이런 처지에 놓인 아이들이 의외로 많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부모를 여읜 상황이 아니더라도, 형제 중 큰 아이가 작은 아이를 돌보는 입장에 놓일 때가 많은데, 사실 그 '큰' 아이도 작은 아이보다 겨우 몇 살 많은 어린아이라는 걸 잊어버리는 부모들이 의외로 많다. 이런 '큰' 아이들의 마음을 어루만져 주는 만화라서, 연재 당시에도 지금도 이 작품이 남녀노소 누구나 꼭 읽어야 할 명작으로 손꼽히는 게 아닐까. 

진이가 동생 때문에 마음 편히 놀지 못하는 건 안 됐지만, 동생 덕분에 비슷한 처지인 친구들과 친해지는 모습은 보기 좋았다. 처음에는 진이를 오해했지만 나중에는 진이의 절친이 되는 장군이와 진이만큼 잘생기고 매력적인 철이(임철). 각각의 동생들과 신이의 에피소드도 재미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9)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