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아있다는 건 - 내게 살아있음이 무엇인지 가르쳐 준 야생에 대하여
김산하 지음 / 갈라파고스 / 2020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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팟캐스트 <혼밥 생활자의 책장>을 1화부터 정주행하면서 알게 된 저자다. 본업은 교수이고, 인도네시아에서 자바긴팔원숭이를 연구한 우리나라 최초의 영장류학자다(친동생이 클래식클라우드 시리즈 <페소아> 편을 쓴 김한민 작가님이라고...). 어릴 때 외국 생활을 해서 그런지 한국 사회를 바라보는 시각이 참신하고(비판적이고), 동물학자답게 동물 복지 문제에 관심이 많고 환경 문제 해결에도 적극적으로 나선다. 여러모로 배울 점이 많은 분 같아서 앞으로 이 분의 책을 찾아 읽을 예정이다. 


이 책은 저자의 책 중 가장 최근에 나온 책이다. 이 책은 저자가 자연을 관찰하면서 발견하고 생각한 것들을 기록한 자연 에세이집이다. '살아있음'을 발견하는 눈은 인간의 마음에 있는 것이지 머리에 있는 것이 아니다. 오랫동안 살아있는 동물을 연구한 학자도 정작 동물이 '살아있다'는 사실에는 무관심한 경우가 많다. 이 동물이 더 오래, 더 잘 살기 위해 인간이 무엇을 할 수 있고 해야 하는지에 관해서는 무지하다. "과학은 생물을 관찰하면서도 '살아있음' 자체에는 큰 관심이 없다. 살아있다는 건 연구 대상의 기본 조건이요, 보고자 하는 건 그다음에 벌어지는 일들이기 때문이다." (16쪽) 


'살아있음'을 발견하는 눈은 누구나 가질 수 있다. 계기는 언제나, 어디에나 있다. 저자는 상모솔새와 애벌레, 잠자리를 보면서 발견한 '살아있음'의 의미와 가치에 관한 이야기를 들려준다. 겨울에 쌓인 눈이 녹고 꽃가루가 날리고 나무가 무성하고 겨울잠을 준비하는 동물들을 보면서 깨달은 생명의 신비와 자연의 순리를 전해준다. 나아가 인간과 자연이 더불어 잘 살기 위해 인간이 어떤 노력을 기울여야 하는지 알려준다. 소비를 줄이고, 육식을 멈추고, 동물 축제 같은 비윤리적인 행사를 폐지하는 일은 인류의 생존을 위해서도 꼭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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