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짜 스페인은 시골에 있다] 맛을 찾아 떠나다, 스페인 미식 여행기

진짜 스페인은 시골에 있다 - 맛의 멋을 찾아 떠나는 유럽 유랑기
문정훈 지음, 장준우 사진 / 상상출판 / 2021년 6월

천혜의 자연환경으로부터 얻은 질 좋은 재료로 맛있게 만든 음식이 많기로 유명한 나라, 스페인. 스페인을 대표하는 음식과 스페인의 음식 문화를 알기 쉽게 소개해 주는 책을 만났다. 서울대학교 농경제사회학부 교수이자 푸드비즈니스랩 소장 문정훈과 셰프 겸 푸드라이터 장준우가 공저한 책 <진짜 스페인은 시골에 있다>이다. 

이 책은 문정훈, 장준우 두 저자가 공저한 또 다른 책 <진짜 프랑스는 시골에 있다>의 스페인 버전이다. 구성과 형식은 전작과 비슷하지만, 무대가 프랑스에서 스페인으로 바뀐 만큼 두 나라의 차이를 확인할 수 있는 내용이 많다. 프랑스 편은 많은 페이지가 포도와 와인 이야기에 할애되었다. 포도와 와인을 빼놓고 프랑스 사람들의 식생활을 논할 수 없기 때문이다. 그에 반해 스페인 편은 음식 이야기의 비중이 높은 편이다. 천혜의 산과 바다, 평야를 가진 나라이다 보니 음식 재료가 풍성하고 스페인 사람들의 음식에 대한 애정도 크기 때문이다. 

스페인 음식은 재료 하나하나가 메인이라는 생각이 들 만큼 재료의 질이 뛰어나고 재료의 장점을 살리는 조리 기술 또한 훌륭하다. 호텔 조식으로 나온 토마토조차도 인생 토마토 요리로 부르기에 부족함이 없을 만큼 원재료의 맛이 좋고 조리 기술이 뛰어났다. 다른 서양 국가들과는 달리 문어, 도미, 아귀, 한치 등 다양한 해산물을 즐기고, 한국인이 좋아하는 고추, 마늘 같은 재료도 즐겨 사용한다. 한국인의 주식인 쌀로 만든 음식도 있고(빠에야), 짧게 자른 면(피데오)으로 만든 음식(피데와)도 있다. 지역마다 고장마다 주로 사용하는 재료나 조리법, 문화 등이 다른 점도 음식 마니아들에게는 매력적이다. 

스페인 하면 떠오르는 요리 재료인 이베리코 돼지와 하몬 이야기도 나온다. 하몬은 돼지 뒷다리를 통째로 염장 건조해 숙성한 음식을 말한다(참고로 앞다리는 '빨레따'라고 부른다). 하몬의 맛을 결정하는 가장 중요한 요인은 돼지의 품종으로, 가장 인기 있는 품종이 바로 이베리코 돼지다. 하몬은 셰리 와인과 함께 먹을 때 가장 맛있는데, 일반적인 셰리 와인이 아니라 스페인 하부고 지역에서 나는 오렌지 와인과 먹는 게 최고다. 와인 맛을 잘 아는 편은 아니지만 오렌지 와인은 대체 어떤 맛일까. 상상만으로도 즐겁지만 언젠가 꼭 직접 맛보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