몽인 (일반판)
우라사와 나오키 지음, 서현아 옮김 / 학산문화사(만화) / 2021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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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라사와 나오키의 신작이라니. 그것도 범죄물이라니. 무조건 재미있겠다, 재미있지 않을 수 없겠다 싶어서 구입했다. 막상 읽어보니 재미가 없는 건 아니지만 기대한 재미는 아니었다. 분량도 적고(260쪽), 내용도 정통 범죄물보다는 정치 패러디가 가미된 휴먼 드라마에 가까웠다. 그래도 우라사와 나오키를 좋아하는 독자라면 한 번쯤 읽어볼 만하다. 국내에는 일반판과 호화판 박스 세트가 동시에 발매되었고, 나는 일반판으로 구입했다. 


카스미는 도쿄에서 샌들 공장을 운영하는 부모님과 살고 있는 똘똘하고 씩씩한 여자아이다. 그러던 어느 날 아빠의 공장이 도산하고 엄마는 다른 남자와 바람이 나 도망간다. 빚쟁이들한테 시달리는 아빠와 쫓기듯 거리를 누비던 카스미는 우연히 이상한 표식을 단 까마귀를 본다. 까마귀를 따라간 곳에서 '불연'이라는 간판을 단 건물을 보게 된다. 건물에서 나온 남자는 카스미와 아빠의 사연을 듣고는 자신의 사연을 들려주며 지금 당장 프랑스 루브르 박물관으로 가서 자신이 하라는 대로 하면 아빠의 빚을 다 갚아주겠다고 말한다. 귀 얇은 아빠를 말리지 못한 대가로 카스미는 아빠와 함께 프랑스로 가게 되고, 그곳에서 이상한 사람들을 만나 이상한 일을 겪게 되고 원치 않는 범죄에 휘말린다. 


'불연'의 주인인 남자가 등장하는 장면이 이 만화에서 가장 재미있는 대목이다. 스포일러가 될까 봐 우려했는지 표지에도 띠지에도 정보가 안 나오는데, 과연 이 남자를 아는 사람이 한국 독자들 중에 몇이나 될까. 일본에서는 오랫동안 사랑받은 인물(캐릭터)이고 한국에서도 몇 년 전에 이 인물(캐릭터)이 등장하는 작품이 리메이크되어 큰 사랑을 받았기 때문에 아는 독자가 적지 않을 것이다,라는 게 출판사의 판단이겠지? 이 밖에도 미국의 모 정치인의 얼굴을 본떠서 만든 가면이 나온다거나, 다수의 인물이 동시에 가면을 쓰고 공공장소를 점거하는(<종이의 집>?) 등 유명 인사 또는 기존 작품을 패러디한 장면이 여럿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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