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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와 추는 춤 1
이연수 지음 / 호비작생이 / 2020년 3월
평점 :
품절

제주에서 작은 누렁이 '냇길'과 생활하는 이연수 님의 카툰 에세이집이다. 팟캐스트 <니새끼 나도 귀엽다>, <혼밥 생활자의 책장>을 듣고 작가님과 이 책을 알게 되었다. 일단 1권만 구입해 읽었는데 너무 재미있고 감동적이어서 2권, 3권도 구입해 읽을 예정이다.
저자가 냇길을 만난 건 2012년 제주 강정마을에서였다. 해군기지 건설을 반대하는 시위를 하던 중에 여우인지 노루인지를 닮은 누렁이 한 마리를 발견했다. 알고 보니 그 누렁이는 해군기지 반대 운동을 하다가 추방된 프랑스인이 키우던 강아지였다. 처음에는 제주에 살던 친구가 키우겠다고 나섰는데, 놀고 있어서 시간이 많았던 저자와 어울리는 시간이 길어지면서 자연히 저자와 함께 살게 되었다.
배경이 제주인 만큼, 제주에서나 볼 법한 풍경이나 장면들도 많이 등장한다. 산책 중에 말을 보기도 하고, 하얀 눈밭에서 노루 발자국을 보기도 하고, 해변에서 희귀한 새를 보기도 하고, 거대한 지네가 나타나는 바람에 한바탕 소동이 벌어지기도 한다. 태풍 때문에 산책을 못해서 배변에 어려움을 겪기도 하고, 냇길이 말똥이나 노루똥을 먹으려고 해서 곤욕을 치르기도 한다.
제주가 도시보다 동물과 함께 생활하기에 적합한 환경인 건 맞지만, 그곳도 사람 사는 곳이다 보니 동물에 대한 생각이 다른 사람들과 싸워야 하는 경우가 없지 않다. 개는 두 살 넘도록 키우는 거 아니라며 적당히(?) 자라면 개장수에게 팔아넘기는 할머니 할아버지. 개를 짧은 목줄에 묶어놓고 생전 산책 한 번 안 시켜주는 아주머니 아저씨. 그 죄를 어떻게 다 갚으시려고 그러나. 인간으로 산다는 게 부끄럽고 죄스럽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