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는 직업 - 독자, 저자, 그리고 편집자의 삶 마음산책 직업 시리즈
이은혜 지음 / 마음산책 / 2020년 9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책을 좋아하는 사람으로서, 책을 쓰는 사람, 책을 만드는 사람에 대한 경외심을 늘 가지고 있다. 최근에는 편집자라는 직업에 대한 관심이 높아졌는데, 작가가 오직 자신의 책을 쓰고 펴내는 일에만 관심을 가지는 것과 달리, 편집자는 동시에 여러 저자의 책을 기획하고 편집하고 교정하고 출간하고 사후 관리까지 해야 하니 노동 강도가 얼마나 셀지 짐작도 안 된다. 


인문출판사 글항아리 편집장 이은혜의 책 <읽는 직업>을 읽고 그런 생각이 더욱 강해졌다. 이 책은 크게 저자, 편집자, 독자에 관한 챕터로 나뉜다. 대학과 대학원에서 정치학을 전공한 저자는 일간지 기자를 거쳐 편집자가 되었다. 글항아리 창립 멤버로 지난 15년간 인문학, 사회과학, 과학, 예술 분야의 다양한 책들을 기획, 편집해온 저자는, 이 과정에서 자신 또한 편집자로서 독자로서 - 그리고 마침내 저자로서 - 어떻게 깊어지고 더 넓어졌는지를 소개한다. 


편집자는 필연적으로 책을 많이 읽을 수밖에 없다. 보통 책 한 권을 만들게 되면 저자의 기존 책들을 비롯해 관련 도서들까지 최소 수십 권은 읽게 되고, 이 과정에서 편집자의 관심사가 더욱 깊어지거나 넓어지는 경우가 다반사다. 저자의 경우, 원래는 전공인 정치학이나 사회과학 분야에 관심이 많았는데, 편집자로 일하면서 문학과 철학 분야의 책을 섭렵하게 되었고, 토마 피케티의 <21세기 자본>을 편집하며 불평등 문제에 관심을 가지게 되었다. 최근에는 경제적, 사회적 불평등으로 인해 개인이 겪는 심리적 트라우마에 주목해 이전까지 한 번도 관심을 가진 적 없었던 심리학, 뇌과학 분야의 책을 펴내고 있다. 학자가 전문가가 아닌 일반인들의 수기를 책으로 펴내는 일에도 새롭게 관심을 가지고 있다. 


이 책을 읽으면서 저자가 자주 언급하는 책들을 따로 메모해 두었다. 저자가 가장 자주 언급한, 대만의 문화비평가 탕누어의 책을 제일 먼저 구입해 읽어볼 생각이고, 이 밖에도 토마 피케티나 발자크, 카프카 등도 한 번 시도해볼 생각이다. 일반적인 직업 에세이나 서평집에 비해 문장이 훨씬 진지하고 내용의 난도도 높은 편이다. 이렇게 진중한 자세로 철저하게 작업하는 사람이 펴낸 책들이라면 언제까지나 믿고 읽을 수 있을 것 같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8)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