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정한 매일매일 - 빵과 책을 굽는 마음
백수린 지음 / 작가정신 / 2020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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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집 <여름의 빌라>로 내 마음을 사로잡아 버린, 백수린 작가님의 첫 산문집이다. 이 책에 실린 글들에는 두 가지 키워드가 빠짐없이 들어있는데, 하나는 '빵'이고 다른 하나는 '책'이다. 


어릴 때부터 빵을 무척 좋아했던 저자는 지금도 글을 쓰고 번역을 하고 강의를 하는 틈틈이 직접 빵을 반죽하고 과자를 구우면서 시간을 보내곤 한다. 저자에게 베이킹은 소설 쓰기와 '똑 닮은 작업'이다. "어떻게 하는지 그 방법을 제대로 배운 적 없이 그저 사랑과 동경만으로 시작한 일. 나의 한계를 알지 못한 채 알고 싶은 마음이 흘러넘쳐 시작했으나 남들이 능숙해지도록 혼자 여전히 서툴고 쩔쩔매는 일. 남들 앞에 선보여야 할 때면 늘 자신감이 없지만 결과물이 어떻든 그만둘 생각이 좀처럼 들지 않는다는 점"(18쪽)에서 그렇다. 


책은 소설가이며 번역가인 저자에게 있어 떼려야 뗄 수 없는 존재다. 저자에게 책, 그중에서도 문학책은 지난날을 떠올리게 만드는 매개체이자 지금을 돌아보게 하는 거울이며 오지 않은 날들을 기대하게 만드는 선물이다. "사람들은 쉽게 타인의 인생을 실패나 성공으로 요약하고 싶어 한다. 하지만 좋은 문학 작품은 언제나, 어떤 인생에 대해서도 실패나 성공으로 함부로 판단할 수 없다는 사실을 우리에게 알려준다." (221쪽) 깊이 공감한 문장들과 함께 저자가 추천한 책들을 독서 노트에 따로 적어두었다. 마음이 든든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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