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 만한 것 같다가도 아닌 것 같은 - 오직 나의 행복을 위한 마음 충전 에세이
삼각커피 지음 / 상상출판 / 2021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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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에 돈이 전부가 아니라지만 돈 걱정 좀 안 하고 살아 보고 싶다." 일러스트레이터 삼각커피의 신간 <살 만한 것 같다가도 아닌 것 같은>을 읽다가 너무나도 내 마음 같아서 나도 모르게 밑줄을 그어버린 문장이다. 졸업 후 몇 번의 취직의 쓴맛에 나가떨어지고 현재는 프리랜서 일러스트레이터로 활동 중인 저자는 "하고 싶은 일을 하며 살고 있는데, 항상 즐겁고 행복하지만은 않다."라고 자신을 소개한다. 좋아하는 일을 직업으로 삼은 것까지는 좋았는데, 수입은 적고 불규칙하고 지출은 계속 늘고 물가마저 빠르게 올라서 계획 없이 소비하면 무조건 적자를 보기 때문이다. 


책에는 그런 저자의 생활 노하우가 가득 담겨 있다. 일단 옷은 무난한 색과 기본 디자인의 옷 몇 개만 구비해 놓고 다양하게 코디해 입는다. 먹고 싶은 음식은 가능하면 직접 만들어 먹거나 외식 횟수를 줄이고, 정말 먹고 싶으면 최대한 할인을 받아서 주문한다. 쇼핑은 한 사이트에서만 주문해 쿠폰, 적립금 혜택을 받고, 간단한 물품은 지역화폐를 사용해서 캐시백을 받는다. 넷플릭스는 정기 4, 3, 4개월로 나눠 텀을 두고 보고, 머리는 미용실에 가지 않고 직접 자른다. 짠순이가 따로 없지만, 어쩔 수 없다. 덕분에 소액이지만 청약 통장도 가입하고, 가끔은 저렴한 맥주를 마시는 것으로 고된 하루를 보낸 자신을 위로할 수 있다. 


인간관계가 힘에 부칠 때나 자존감이 한없이 낮아질 때, 저자만의 기운 회복법도 나온다. 일단 방에 들어가자마자 전기 매트의 전원을 켜고 바로 욕실로 직행해 따뜻한 물에 샤워를 한다. 샤워를 마친 후에는 하루 종일 고생한 손에 핸드크림을 바르고 보들보들한 재질의 잠옷을 입는다. 그런 다음에는 따뜻한 뱅쇼를(없다면 자신이 좋아하는 다른 음료를) 마신다. 한숨 돌렸다면 잘 데워진 이불 안으로 쏙 들어가서 새로 올라온 영상을 본다. 별것 아니지만 이런 식으로 자기만의 리프레시 리추얼을 정해 놓으면, 난데없는 일을 당하고 화가 나거나 울적해진 날에 '시발 비용'을 쓰지 않고 기운을 회복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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