좀머 씨 이야기 열린책들 파트리크 쥐스킨트 리뉴얼 시리즈
파트리크 쥐스킨트 지음, 유혜자 옮김, 장 자끄 상뻬 그림 / 열린책들 / 2020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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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0년대 베스트셀러 중 하나인 <좀머 씨 이야기>가 새 옷을 입고 돌아왔다. '광복 이후 최대 베스트셀러 50'에 선정될 만큼 유명했던 작품인데, 직접 읽어본 건 이번이 처음이다. 다 읽고 난 후 내 감상은, 대체 이 작품이 왜 그렇게 많은 사랑을 받았는지 모르겠다는 것. 


일단 화자는 어린 소년이다. 소년이 사는 마을에 어느 날 '좀머 씨'라는 남자와 그의 아내가 이사를 온다. 좀머 씨는 매일 직장에 나가지도 않고 누구를 만나는 기색도 없이, 오로지 배낭 하나만 매고 끊임없이 걷고 또 걷는다. 마을 사람들은 좀머 씨가 어떤 사람인지, 왜 그렇게 걷기만 하는지 알고 싶어 하지만 누구 하나 정확한 답을 알지는 못한다. 소년도 처음에는 좀머 씨가 어떤 사람일까 궁금해했지만, 점차 일상의 풍경 정도로만 여기고 신경을 쓰지 않게 된다. 


이후 소년은 좋아하는 여자아이가 생기기도 하고, 피아노 선생님에게 꾸지람을 듣기도 하면서 점점 아이 티를 벗기 시작한다. 그러던 어느 날, 소년은 우연히 뜻밖의 장소에서 좀머 씨를 만나게 되고 좀머 씨의 기이한 행동을 보게 된다. 좀머 씨는 대체 어떤 사람이며, 그날 그곳에서 무엇을 하려던 것이었을까. 


책에는 끝까지 좀머 씨가 왜 그토록 오랫동안 걸어야만 했는지, 왜 갑자기 살기를 그만두고 죽으려 한 건지 구체적인 이유가 나오지 않는다. 그에 반해 소년을 괴롭힌 - 홀어머니를 모시고 사는 비혼의 노년 여성인 피아노 선생님에 대한 혐오 섞인 묘사는 지겹도록 길었다. 이 소설이 왜 그토록 많은 사람들의 사랑을 받은 명작인지, 나는 잘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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