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코르뷔지에 - 건축을 시로 만든 예술가 클래식 클라우드 23
신승철 지음 / arte(아르테) / 2020년 8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인류 역사에 위대한 업적을 남긴 인물의 흔적을 따라가면서 그의 생애와 성취를 돌아보는 <클래식 클라우드> 시리즈를 무척 좋아한다. 평소 관심 있고 존경하는 인물을 다룬 책이 나올 때는 물론이고, 관심 없고 잘 몰랐던 인물을 다룬 책이 나올 때에도 가급적이면 구입해서 읽어보는 편이다. <르코르뷔지에> 편은 후자다. 워낙 유명한 인물이라서 이름 정도는 알았지만, 구체적으로 어떤 삶을 살았고 어떤 업적을 남겼는지는 전혀 몰랐는데, 이 책을 읽고 그에 대해 많은 것을 알게 되었고 더 알고 싶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르코르뷔지에는 1887년 스위스에서 태어났다. 시계 장인인 아버지와 피아노 교사인 어머니 슬하에서 차남으로 태어난 그는 어릴 때부터 미술에 탁월한 재능을 보였다. 일찌감치 아버지의 뒤를 이어 시계 장인이 되는 것으로 진로가 정해졌지만, 시계 산업이 사양길로 접어드는 것을 보고 건축가로 진로를 바꿨다. 17세 때 이미 건축가로 일하기 시작한 그는 20대 내내 유럽 전역을 여행했다. 여행은 르코르뷔지에의 삶을 크게 바꿨다. 원래는 지역의 풍토나 자연에서 기반한 디자인을 추구했는데, 그리스 여행 당시 파르테논 신전을 보고 비례와 균형의 중요성을 깨달았다. 피렌체에 있는 에마 수도원에서는 개인의 사생활이 보장되는 공간 구획의 아이디어를 얻었다. 이는 훗날 르코르뷔지에가 현대의 아파트의 모델이 되는 건축물을 구상하고 설계하는 데 바탕이 되었다. 


생전에도 사후에도 위대한 건축가로 평가받지만, 사실 르코르뷔지에의 삶에는 그림자도 많다. 어릴 때 왼쪽 눈을 실명해서 평생 한쪽 눈으로만 세상을 보았고, 화가가 되기를 꿈꿨지만 경제적인 이유 때문에 건축 일을 놓지 못했다. 건축이라는 일의 특성상 클라이언트와 마찰을 빚는 때도 많았고, 당시로서는 파격적인 미학 때문에 사람들로부터 비난을 받기도 했다. 아내 이본과는 싸울 때도 많았지만, 이본을 위해 파리의 펜트하우스와 지중해의 오두막을 지을 만큼 지극히 사랑하기도 했다. 르코르뷔지에는 이본이 세상을 떠난 지 몇 년 후 아침 바다에서 수영을 하다 심장마비로 사망했다. 마지막 눈을 감을 때 그는 과연 행복했을까, 불행했을까. 인간의 삶에서 행복이란, 불행이란 무엇일까. 바람직한 삶에 대해 많은 생각을 하게 하는 인물이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7)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