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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지일관! 벌거숭이 츠즈이씨 1
츠즈이 지음, 김진희 옮김 / 문학동네 / 2020년 12월
평점 :
<동인녀 츠즈이 씨>의 작가 츠즈이 씨의 신간이다. <동인녀 츠즈이 씨>가 동인녀의 삶을 적나라할 정도로 충실하게 보여주는 작품이었기 때문에 대체 신간에는 어떤 이야기가 나올까, 더 할 이야기가 있을까 궁금했는데, 이런 생각은 전부 기우였다. '휴덕은 있어도 탈덕은 없다'는 명언도 있듯이, 한 번 덕후였던 사람은 장르나 대상을 바꿔나갈 뿐 덕질 자체를 그만두지 못한다. 그러니 덕질 에피소드도 계속해서 생겨날 수밖에 ㅋㅋㅋ
1권에서 츠즈이 씨는 새로운 덕질을 시작한다. 이제까지 한결같은 2D 오타쿠였던 츠즈이 씨. 어느 날 공연을 보러 갔다가 어쩐지 자꾸만 생각나는 배우를 만난다. 하지만 그 배우는 유명한 사람도 아니고 알려진 정보도 많지 않아서 덕질을 하고 싶어도 덕질할 '꺼리'가 없다. 한 달 생활비의 절반 정도를 그 배우의 공연을 보는 데 쓰지만, 일 년 반이 넘도록 그 배우에 관해 아는 것이라고는 성인 남성이라는 것뿐. 이런 상황에서 츠즈이 씨는 그동안 쌓은 덕후로서의 공력을 발휘해 외롭고 황량한 자신의 덕질을 더욱 즐겁고 풍요롭게 만들 방법들을 생각해 낸다. (ex. 썰 만들기, 부계 파기 등등 ㅋㅋㅋ)
츠즈이 씨의 '덕친'들 이야기도 빼놓을 수 없다. 각각 서로 다른 대상을 덕질하지만, 서로의 덕질 이야기를 기꺼이 들어주고 함께 공연도 봐주고 굿즈도 사러 가주는 친구들이라니 ㅠㅠ 이런 친구가 있으면 세상 부러울 게 없을 것 같다. 이들도 슬슬 결혼 압박이 들어오는지 미팅을 하기도 하고 남자를 만나러 가기도 하는데, 아무리 좋은 남자를 만나도 덕친보다 못하다는 깨달음을 얻고 돌아오는 모습을 보면서 엄청난 친밀감 내지는 동질감을 느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