꽤 괜찮게 살고 있습니다 - 하루하루가 쾌적한 생활의 기술
무레 요코 지음, 고향옥 옮김 / 온다 / 2020년 6월
평점 :
절판




<카모메 식당>의 원작 소설을 쓴 무레 요코의 에세이집이다. 혼자 사는 여성의 삶을 가감 없이 리얼하게 그리는 작가라서, 소설이든 에세이든 무레 요코가 쓴 책이라면 나오는 족족 구입해 읽고 있다. <꽤 괜찮게 살고 있습니다>는 무레 요코가 평생 비혼으로 살면서 의식주를 비롯한 생활 전반의 영역에서 자기만의 패턴 내지는 시스템으로 정립한 것들을 100가지 항목으로 정리한 책이다. 


매사에 규칙을 정하는 것이 답답하게 느껴질 수도 있지만, 어떤 경우에는 불필요한 고민을 생략해 더욱 효율적일 수 있다. 저자의 경우, 프리랜서의 이점을 활용해 웬만하면 외식 대신 집밥을 먹되, 메뉴는 밥과 된장국, 채소무침 정도로 간략하게 정한다. 먹고 싶은 음식이 있으면 그것만 따로 사다 먹는다. 너무 피곤해서 식사 준비가 힘든 경우를 대비해 레토르트 식품이나 통조림을 상비해 둔다. 청소는 화장실, 세면대, 욕실, 주방 개수대만 매일 청소하고, 거실은 아침에 일어나자마자 마루용 와이퍼로 간단히 한 번 닦는다. 


물건을 잘 버리지 못하고 쌓아두는 맥시멀리스트이지만, 환갑이 넘은 지금은 물건을 많이 처분했고 구입할 때도 신중하게 결정한다. 이렇게만 보면 절제가 몸에 밴 금욕주의자 같지만, 함께 생활하는 고양이를 위한 지출은 아끼지 않는다는 점에서 더없이 푸근한 냥집사의 면모가 보이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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