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넛지의 천재들 - 왜 그들이 손대면 팔리기 시작할까
제즈 그룸.에이프릴 벨라코트 지음, 홍선영 옮김 / 리더스북 / 2021년 1월
평점 :
'넛지(nudge)'란 '슬쩍 찌르다'는 뜻을 지닌 영단어로, 아주 작은 메커니즘 상의 변화를 통해 시스템 전체에 큰 변화를 일으키는 것을 일컫는다. 영국의 행동과학자 제즈 그룸이 쓴<넛지의 천재들>은 세계적인 마케팅 커뮤니케이션 오길비 그룹의 행동과학 연구소에서 직접 시행해 큰 효과를 거둔 비즈니스 상의 넛지의 사례를 소개하는 책이다.
넛지는 인간 행동의 특성에 기인한다. 하나의 정보에 노출되면 그 정보가 다음의 판단에 영향을 미치는 것을 '앵커링 효과'라고 부른다. 이를 보여주는 예가 있다. 어느 날 한 심리학 강의에서 강사가 학생들에게 학생증을 꺼내 학생증 번호의 마지막 두 자리를 적으라고 했다. 그런 다음 와인을 보여주며 말했다. "여러분은 이 와인에 얼마까지 낼 의향이 있나요?" 그러자 놀랍게도 학생들이 내놓은 가격은 방금 전에 적은 학생증의 번호의 마지막 두 자리와 거의 일치했다. 직전에 본 숫자가 전혀 상관없는 와인의 가격 판단에 영향을 준 것이다.
인간 행동이 영향을 받는 것은 숫자만이 아니다. 2011년 런던 폭동 이후 오길비 그룹에서는 사람들의 폭력성 내지는 반사회적 행동을 감소시킬 방법을 모색했다. 이 과정에서 아기들의 귀여운 모습이 사람들의 보호 본능을 자극하고 폭력성, 반사회적 행동을 줄이는 데 효과가 있음을 알아냈다. 이를 바탕으로 거리 예술가들에게 런던 각 지역에 아기들의 귀엽고 사랑스러운 얼굴을 그리게 했다. 그 결과 1년 만에 해당 지역의 범죄 수치가 47.4퍼센트 감소했고, 반사회적 범죄만 따졌을 때에는 65.2퍼센트까지 감소했다.
책에는 요즘 유행하는 정기 구독 서비스 상의 넛지에 관한 이야기도 나온다. 테스코의 딜리버리 세이버는 매달 일정 금액을 지불하면 무제한으로 무료 배송 서비스를 받을 수 있다. 이 서비스를 홍보하기 위해 테스코는 무료 체험 서비스를 실시하고, 이를 통해 절약할 수 있는 예상 금액을 고지하고, 다른 고객을 유치할 경우 추가적으로 받을 수 있는 혜택 등을 알렸다. 한국에서 유행하는 정기 구독 서비스에서도 볼 수 있는 마케팅 기법이라서 친숙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