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사가 재미있어지는 20가지 수학 이야기 세계사가 재미있어지는 이야기
차이톈신 지음, 박소정 옮김 / 사람과나무사이 / 2021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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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사가 사랑한 수식>이라는 일본 영화가 있다. 평생 수학만을 연구하고 숫자로 세상을 바라본 남자에게 찾아온 변화. 그 영화를 보면서 처음으로 수학을 좋아하고 잘하는 사람의 눈에 비친 세상의 모습이 궁금해졌다. 


<세계사가 재미있어지는 20가지 수학 이야기>의 저자 차이톈신은 중국의 저명한 수학자이다. 저자는 수학만큼 대중들의 호불호가 크게 갈리는 학문이 없다고 말한다. 어떤 사람들은 수학이 추상적이고 쓸모없다고 말하지만, 또 어떤 사람은 수학을 제대로 배우는 것만큼 행복하고 이름다운 일이 없다고 말한다. 나는 전적으로 전자인데, 이 책을 읽고 후자의 세계가 궁금해졌다. 누군가에게는 '포기'라는 단어와 함께 연상되는 학문을 '행복'이나 '아름답다' 같은 단어와 연결 짓는 사람들의 세계는 대체 어떤 모습일까. 


책에는 세계사에 숨겨진 수학 이야기, 수학의 발전에 큰 공헌을 한 수학자 이야기, 수많은 수학자들의 관심을 집중시킨 희대의 수학 문제 이야기 등이 담겨 있다. 탈레스, 피보나치, 튜링, 유클리드, 폰 노이만 같은 서양의 저명한 수학자들의 이야기는 물론이고, 우임금, 제갈량, 조충지, 진구소 같은 중국인들의 이야기도 고루 실은 것이 눈에 띈다. 마르코 폴로, 나폴레옹, 셰익스피어처럼 수학과는 거리가 멀어 보이는 인물들의 이야기도 나와서 흥미롭다. 수학뿐 아니라 문학, 역사, 정치, 경제 등 다양한 분야를 다루어 이야기가 다채롭고 풍성하다. 


<적벽대전>의 '초선차전', 즉 제갈량이 풀단 실은 배로 조조군의 화살 10만 개를 얻은 이야기가 실제인지 허구인지 가려내는 대목도 있다. 나폴레옹은 뛰어난 군인이자 정치가인 동시에 훌륭한 수학자이기도 했다. 파리군사학교 재학 당시 뛰어난 수학 재능을 발휘해 대수학자 라플라스와 교류했고, "자를 쓰지 않고 컴퍼스만 이용해 어떻게 원을 4등분 할 수 있을까?" 같은 기하 문제를 제시하기도 했다. 나폴레옹이 수학 재능을 살려 군인이 되지 않고 수학자가 되었다면 세계사는 바뀌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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