괜찮지 않을까, 우리가 함께라면 - 완전하지 않아도 분명히 존재하는 행복의 가능성들
성진환.오지은 지음 / 수카 / 2020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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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절




뮤지션 부부 오지은과 성진환의 책. 오지은이 글을 쓰고 성진환이 만화를 그렸다. 


사실 나는 오지은 님의 팬으로, 성진환 님에 대해서는 오지은 님의 남편이라는 사실과 스윗소로우의 멤버였다는 것밖에 몰랐다. 오지은 님이 진행하는 라디오 프로그램 <이런 나라도 떠나고 싶다>를 들으면서 성진환 님에 대해 또 하나 알게 된 건, 대단한 사랑꾼이라는 것. 펄 잼의 공연을 보러 뉴질랜드로 갔을 때의 일화라든가(책에 나온다), 독일 알프스 최고봉 추크슈피체에서 프러포즈를 준비한 일화라든가(책에 나온다) 등을 듣고 성진환 님이 궁금해져서 인스타그램을 구독하고, 종종 올려주시는 사진과 만화(강추!)를 재미있게 보고 있다. 


이 책에는 두 분이 처음 만나 연애하고 결혼하고 둘이서 오붓하게 살던 때의 이야기가 3분의 1 정도, 반려견 흑당이를 식구로 맞이한 이후의 이야기가 3분의 2 정도 나온다. 글보다 만화의 분량이 많다는 느낌적인 느낌(?)이 있는데, 성진환 님의 인스타그램을 통해 공개된 바 있는 만화가 대부분인 점은 아쉽지만, 미공개작도 있고 무엇보다 만화가 워낙 재미있어서 책으로 소장할 수 있게 된 것이 기뻤다(리뷰 쓰면서 다시 봤는데 역시 재밌다). 오지은 님의 글이 적은 건 아쉽지만, 조만간 신간이 나온다니 기다려보기로.


거칠게 분류하자면 결혼 생활에 관한 책이지만, 이들의 결혼 생활은 소위 말하는 '정상 가족'을 이루기 위해 애쓰는 모습과는 거리가 멀다. 서로의 호칭을 정하는 일부터 집안일을 분담하고 상대방의 가족과 관계를 맺는 방식까지, 관습이나 통념을 무비판적으로 따르지 않고 서로 의논하고 타협하며 최대한 개인의 삶을 해치지 않는 방향으로 정한다. 


혼자일 때도 좋았지만 둘이 되니 둘인 대로 좋고, 셋이 되고 넷이 되니 또 좋은 사이. 나도 언젠가 이런 사이를 이룰 수 있었으면(그전에 나부터 좋은 사람이 되어야겠지). 꼬마가 새 식구로 합류한 이후의 이야기도 책으로 나오길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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