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체 1~3 세트 - 전3권
류츠신 지음, 이현아 외 옮김 / 자음과모음 / 2020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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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F는 과학을 다루는 장르가 아니라고 하지만, SF 소설을 읽을 때마다 어려움을 느끼는 건 역시 과학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중국을 대표하는 SF 작가 류츠신의 대표작 <삼체>를 읽으면서 여러 번 한숨을 내쉬었던 것도 역시 과학 때문이다. 과학의 비중이 엄청 높은 소설은 아니지만, 과학으로부터 손을 뗀 지 오래된 나로서는 읽기 힘든 대목이 상당히 많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꾸역꾸역 끝까지 읽은 건, 서사 자체의 재미 덕분이다. 


나노 소재를 연구하는 과학자 왕먀오는 어느 날 영문도 모른 채 경찰 조사를 받는다. 얼마 전 국제 과학 학술 단체 '과학의 경계' 회원들이 잇달아 사망했는데, 혹시 이 사건에 대해 아는 바가 없는지 물으러 온 것이다. 이 사건으로 사망한 과학자 중에 학계에서 촉망받던 여성 과학자 양둥이 있음을 확인한 왕먀오는 충격을 받고 경찰에 협조하기로 한다. 경찰은 왕먀오가 '과학의 경계' 회원들과 접촉해 그들이 무슨 목적으로 어떤 활동을 하는지 알아내는, 일종의 스파이 역할을 하길 바란다. '과학의 경계' 회원들과 접촉하는 데 성공한 왕먀오는 '과학의 경계' 회원들이 하는 가상현실 게임 '삼체'에 몰입한다. 대체 이 게임은 무엇이고, '과학의 경계' 회원들의 목적은 무엇일까. 


1권은 왕먀오의 이야기와 양둥의 어머니 예원제의 이야기가 교차하는 방식으로 진행된다. 왕먀오의 이야기보다는 예원제의 이야기가 훨씬 흥미로웠다. 문화대혁명 당시 과학자였던 아버지를 여의고 반혁명 분자로 몰려 강제 노동을 하게 된 예원제는 대학 때 쓴 논문을 인정받아 중국 정부가 비밀리에 진행 중이던 한 프로젝트에 투입된다. 이 프로젝트를 통해 예원제는 우주에 인류 이외의 생명체가 있고 문명이 있음을 알게 된다. 2,3권은 예원제가 처음 알아낸 '삼체 문명'과 인류가 생존 경쟁을 벌이는 내용이다. 외계인이 있다고 해도 외계인과 인류가 평화롭게 공생한다는 보장이 없음을 이야기한 것이 놀랍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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