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행한 관계 걷어차기 - 사람에 휘둘리지 않고 나를 지키는 법
장성숙 지음 / 스몰빅라이프 / 2021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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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계에도 용량이 있다. 나를 불행하게 만드는 관계가 많을수록 나를 행복하게 만드는 관계를 돌보는 데 쓸 에너지가 줄어들고 새로운 관계를 만들 여력도 사라진다. 가톨릭대학교 심리학과 상담 전공 교수로 30년간 재직했고 현재는 극동상담심리연구원 소장으로 재직 중인 장성숙의 책 <불행한 관계 걷어차기>에도 비슷한 내용이 나온다. 각자 자신이 사용할 수 있는 에너지는 한정되어 있기 때문에 한쪽 면에 열중하는 사람은 다른 면에 소홀하기 쉽다. 


책에는 저자가 그동안 상담실 안팎에서 만난 다양한 문제 사례와 그에 대한 해결 방법에 나온다. 많은 사람들이 각자의 문제와 고통을 안고 살아간다. 가족, 연인, 친구, 직장 관계 등등 문제의 종류와 양상도 다양하다. '장칼'이라는 별명답게, 저자의 상담 내용은 날카롭고 시원시원하다. 부부 싸움 후 툭하면 눈물을 흘리는 여자에게는 별것도 아닌 일에 그렇게 우는 모습이 '추하다'고 했다. 야물게 자기 의견을 피력하지 못하고 남 앞에서 우는 모습을 보이는 건 어른답지 못한 행동이다. 그런 행동이 반복되면 남편이라도 실망하고 지겹게 느낄 수 있다. 


남편 문제로 찾아온 여자에게는 남편이 알아듣든 알아듣지 못하든 간에 하고 싶은 말을 다 해보라고 조언했다. 문제가 해결되지 않아도, 일단 말을 한 사람은 속이 시원해져서 전보다 살 만해진다. 중요한 건 나를 괴롭게 만드는 문제에 대해 아무런 말도 하지 않고 피하기만 하면 아무것도 해결되지 않고 고통은 점점 더 심해질 뿐이라는 것이다. 모 CM송의 가사인 '말하지 않아도 알아요'는 환상이다. 말해도 모르는 경우가 태반인데, 말하지 않으면 전혀 알 수 없다. 아닌 것은 아니라고 말할 수 있을 때, 비로소 문제는 해결의 물꼬를 트게 되고 자신 또한 성장하게 된다. 


정신 건강은 환기(ventilation)가 중요하다. 실내 공기가 탁해지면 창문을 열어 환기를 해주듯이, 머릿속이 복잡하고 마음이 무거워지면 자신의 생각이나 감정을 밖으로 표현함으로써 정서적 환기를 해줘야 한다. 문제는 이러한 환기를 적재적소에서 하지 못할 때 발생한다. 직장에서 받은 스트레스를 가족에게 풀거나, 가족에 의해 생긴 트라우마를 연인에게 푸는 식이다. 이런 문제가 있다면 주저하지 말고 전문가에게 심리 상담을 받는 것이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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