플렉스 - 위기의 팀을 빠르게 혁신하는 유연함의 기술
제프리 헐 지음, 조성숙 옮김 / 갤리온 / 2020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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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은 위계에 민감하다. 아무리 낯선 환경에서도 누구에게 권력이 있고 없는지, 누가 윗사람이고 아랫사람인지를 본능적으로 알아채고 그에 맞게 행동한다. 그래서 편리한 것도 있지만, 때로는 이로 인해 돌이킬 수 없는 사고가 발생하기도 한다. 예를 들면 부하 직원이 문제점을 발견하고도 상사가 누가 자기 말에 토를 다는 걸 좋아하지 않아서 입을 다무는 경우다. 만약 이 조직이 수많은 사람들에게 영향을 미치는 국가 기관이나 사람의 목숨을 다루는 병원 같은 곳이라면 어떤 참사가 벌어질까. 상상하고 싶지 않다. 


<플렉스>의 저자 제프리 헐은 하버드메디컬스쿨 심리학과 교수이자 세계적으로 저명한 경영자 코치이다. 저자는 지난 20년간 각 분야의 최고경영자에게 성공적으로 팀을 이끄는 리더십 전략을 코칭해왔다. 예전에는 피라미드형 조직이 대부분이라서 문제가 발생했을 때 빠르게 결단을 내리고 주도적으로 나서는 카리스마형 리더를 선호했다. 그런데 최근에는 프로젝트 팀과 네트워크형 조직이 늘어나면서 위아래를 엄격하게 구분하는 리더보다는 팀원들과 수평적으로 소통하는 리더를 선호하는 경향이 높아지고 있다. 


저자는 이를 밀레니얼 세대의 출현과 연관 짓는다. 밀레니얼 세대가 원하는 보스는 권위를 앞세우는 알파형 보스가 아니라 팀원들과 파트너로서 동등한 관계를 맺고 의미와 합의를 중시하는 베타형 보스를 선호한다. 이는 외향적인 사람들만 편애하고 내향적인 사람들은 배척했던 과거를 반성하고 내향적인 사람들 나름의 장점과 미덕에 주목하는 경향과도 관련이 있다. 기술과 유행이 너무나 빨리 바뀌기 때문에 결과만 강조해서는 유의미한 혁신을 이뤄낼 수 없는 것과도 관련이 있다. 


책에는 권위적인 리더를 위한 조언이 자세히 나온다. 팀원들과 민주적으로 소통하는 리더가 되고 싶다면 팀원들의 의견을 폭넓게 수용하는 연습을 해야 한다. "라떼는 말이야~"라며 훈수를 두고 싶은 마음이 들 때도 있겠지만, 이런 마음이 조직 전체를 위한 것이 아니라 자기현시욕에 불과하다는 것을 상기하며 최대한 억누르는 것이 좋다. 질문을 할 때는 '예', '아니오'로 답할 수 있는 질문을 삼간다. 대신에 개방형 질문을 던져서 팀원들이 자유롭게 의사를 개진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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