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일 우익 근대사 완전정복
이영채.한홍구 지음 / 창비 / 2020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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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면 배울수록 더 열심히 배워야겠다는 생각이 드는 분야 중 하나가 역사다. 그중에서도 한국의 근대사는 한국의 현대 정치, 경제, 사회, 문화와도 직접적으로 연결이 되기 때문에 현재를 이해하고 더 나은 미래를 만들기 위해서라도 꼭 배워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읽은 책이 이영채, 한홍구가 공저한 <한일 우익 근대사 완전정복>이다. 이 책은 제목 그대로 한국과 일본의 우익이 어떻게, 얼마나 연결되어 있는지를 근대사를 중심으로 설명한다.


책에는 조선을 자국의 식민지로 강제병합하고 제2차 세계대전을 일으킨 일본이 어째서 스스로를 가해자로 인정하지 않고 '피해자 코스프레'를 하는지부터 일본 정치인들이 해마다 야스쿠니 신사에 참배하는 이유, 일본군 위안부와 강제징용, 징병을 인정하지 않는 이유 등이 자세히 나온다. 2019년 <반일 종족주의>라는 책이 출간되면서 불거진 국내 사학자들 간의 역사 인식 차이 문제와 재일조선인 문제, 과거사 문제 해결을 위한 일본 시민사회와의 협력 방안 등도 거론된다.


제2차 세계대전이 끝난 후 연합군은 독일이 다시 전쟁을 일으키지 못하도록 전쟁배상을 요구하고 독일이라는 나라를 둘로 쪼갰다. 동아시아에 이 방식을 똑같이 적용하면 연합군은 일본 역시 둘로 나누는 것이 마땅한데, 실제로 연합국은 일본이 아니라 일본의 식민지였던 한반도를 분할했다. 저자는 이에 대해 미국이 일본의 영토를 한반도와 만주까지 포함시켜 계산하면서 (일본) 본토는 간접적으로 독립시켜주되 일본의 식민지들을 미국이 직접 점령하는 형태로 전후 처리를 한 게 아닌가 하는 의문을 제기한다. (38-9쪽) 


주목해서 봐야 할 일본 우익 인사들의 목록도 나온다. 이 중에 가장 눈에 띄는 인물은 세지마 류조다. 한일 현대사의 막후 실력자로 평가받는 세지마는 박정희가 가장 존경한 인물로도 유명하다. 일본 육군 출신인 세지마는 한일 국교 정상화에 기여했을 뿐만 아니라 박정희에게 수출 중심의 경제 정책을 펼 것을 권유하고, 전두환에게는 서울 올림픽 유치를, 노태우에게는 보수대연합을 권했다고 알려져 있다. 심지어 일왕이 식민 지배와 침략전쟁에 대해 언급하면서 '사과' 대신 '통석의 염'이라는 애매모호한 말을 쓸 것을 권유한 것도 세지마라고 한다. (110-1쪽) 


저자는 한국과 일본의 권력 상층부가 '우익'이라는 이름으로 긴밀하게 연결되어 있는 것도 문제지만, 일제 식민지 시절 '황국신민(일본 국왕의 백성이라는 뜻)'이 되기 위한 교육을 받은 아이들이 우익 성향의 군사 독재 정부 치하에서 청년기, 장년기를 보내며 그대로 '빨갱이' 김대중, '빨갱이' 노무현을 외치는 '가스통 할배'들이 되었다는 것도 간과할 수 없는 문제라고 지적한다. 깊이 생각해볼 만한 문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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