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 라이프
타카기 나오코 지음 / 미우(대원씨아이) / 2020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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몇 년 전 타카기 나오코가 결혼을 발표했을 때, 서운함을 넘어 약간의 배신감마저 느꼈었다. 지금처럼 혼자 사는 여성의 이야기가 많지 않았던 시절에, 지방에서 상경해 도쿄에서 자취하는 싱글 여성의 일상을 진솔하게 그리며 많은 사랑을 받아온 그가 돌연 '탈 싱글 선언'을 하니 서운했다. 오랫동안 같이 잘 놀았던 언니가 갑자기 "이제 그만 놀래!"라고 선언하고 떠난 느낌이었달까. 


그래서 지난해 출간된 타카기 나오코의 책 <서로 40대에 결혼>을 읽을 때에도 마음이 싱숭생숭했는데, 올해 출간된 저자의 신간 <엄마 라이프>를 읽으면서도 마음이 복잡했다. 41세에 결혼해 42세에 첫 딸을 낳아 열심히 키우는 모습은 대단하고 멋지지만, 불과 몇 년 전까지만 해도 일 년에 몇 번씩 해외여행을 가고 전국으로 마라톤을 뛰러 다녔던 언니가 독박 육아로 힘들어하는 모습을 보니 마음이 짠했다. (누가 울 언니 힘들게 해 ㅠㅠ) 


그래도 40대 나이가 무색하게 초보 티 팍팍 나던 엄마 아빠가 조금씩 '육아의 달인'으로 거듭나는 과정을 보니 신기하고, 엄마 아빠 사랑 듬뿍 받으며 하루가 다르게 쑥쑥 자라는 '무짱'을 보니 귀엽다. 남의 집 아이는 빨리 자란다던데, 언젠가 무짱이 자라서 엄마와 함께 여행도 다니고 마라톤도 하러 다니는 모습을 보게 되려나. 그때까지 저자가 부디 계속 작품 활동을 이어가줬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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