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친, 오늘도 너무 잘 샀잖아 - 확고한 기준으로 가치를 소비하는 이 시대의 생활비법
안희진 지음 / 웨일북 / 2020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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돈을 쓴다는 것은 뭔가를 준비하는 일이다. 문득 사는 게 지루하고 똑같게 느껴질 때, 다가오는 하루를 기대하고 싶은 날 돈을 쓴다. (중략) 돈을 아끼지 않는 것은 과연 나쁜 일인가. 이렇게 살맛나게 하는데! 그래서 어제도 샀고, 오늘도 샀다. 세상에 나쁜 쇼핑이 있을까. 누가 뭐래도 나는 아니라고 생각한다. 세상에 나쁜 쇼핑은 없다. (6-7쪽) 


독립출판물 <이 책을 팔아 커피를 살 수 있을까>의 작가 안희진의 신간 <미친, 오늘도 너무 잘 샀잖아>를 읽으며 여러 번 웃었다. 평범한 직장인인 저자는 자타공인 쇼핑 마니아다. 저자는 원래 고추장 색 솜 패딩으로 몇 년을 버텼을 만큼 지독한 짠순이었다. 그러다 사상 초유의 추위가 찾아오자 더 이상 못 버티겠다는 생각에 혹한기용 패딩을 구입했다. 비싼 만큼 튼튼했고, 유명한 만큼 따뜻했다. 그때 저자는 깨달았다. 웬만하면 돈으로 해결할 수 있다는 것과, 그만한 돈을 벌려면 열심히 일해야 한다는 것을. 


책에는 그동안 저자가 쇼핑 마니아로 살면서 잘 샀다 싶은 물건들에 관한 이야기는 물론, 쇼핑을 하면서 겪은 크고작은 일화들이 다수 나온다. 가장 인상적이었던 일화는 좋은 제품을 만나면 혼자 사용해보고 만족하는 데 그치지 않고 남들한테 '영업'을 한다는 것이다. 아무도 묻지 않았는데 제품의 장점과 효능을 설명하는가 하면, 심지어는 "안 맞으면 저한테 파세여. 집에 하나 더 있긴 한데 써보고 별로다 하시면 제가 살게여."라고 했다니 이 정도면 그 제품 만드는 회사에서 상 줘야 하는 게 아닌지 ㅎㅎㅎ 


쇼핑을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한 번쯤 눈독을 들여봤을 법한 다이슨 에어랩 드라이기에 관한 이야기도 나온다. 저자도 고심 끝에 구입했는데 결과는 대만족이라고. 성가신 아침 출근이 한결 편해졌을 뿐만 아니라 퇴근하고 돌아와서 머리를 감는 것도 전혀 귀찮지 않게 되었다고 한다. 비싸디비싼 미용실 회원권 가격을 생각하면 큰맘먹고 다이슨 에어랩 드라이기를 지르는 편이 낫다니 혹한다(이번에도 영업 성공?? ㅎ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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