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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이름은 스텔라 ㅣ 특서 청소년문학 15
유니게 지음 / 특별한서재 / 2020년 7월
평점 :

불세출의 천재가 아닌 이상 (어쩌면 그들조차도) 대부분의 사람들은 성장하는 과정에서 자신이 얼마나 보잘것없고 평범한 존재인지 깨닫는다. 그중에는 자신의 평범함을 어떻게든 극복하고자 노력하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평범함을 받아들이고 무난하게 살아가는 데 힘을 쏟는 사람도 있다.
유니게의 소설 <내 이름의 스텔라>의 주인공 '수민'은 후자다. 수민도 한때는 자신이 '특별한 아이'인 줄 알았다. 언니와 오빠에 비해 유난히 예민하고 까다로운 수민을, 엄마가 늘 특별한 아이라고 부르면서 감싸줬기 때문이다. 그런데 수민이 학교에 입학하고, 수민이 가진 특별한 점들이 공부와는 무관하다는 사실이 밝혀지자 엄마는 더 이상 수민을 특별한 아이라고 부르지 않게 되었다. 수민이 중학생이 된 지금은 성적표를 가져와도 건성으로 보고, 집에서 수민을 마주치면 야단만 친다.
수민이 겪고 있는 문제는 이것만이 아니다. 아빠는 집을 나가 다른 여자와 살림을 차렸고, 언니는 대학생이라는 핑계로 집에 잘 들어오지 않는다. 오빠는 자신이 수민의 부모라도 되는 양 수민에게 공부하라고 성화이고, 할머니는 남자인 오빠만 예뻐하고 여자인 수민이는 찬밥 취급한다. 학교에선 마음 맞는 친구 한 명 사귀지 못해서 수학여행 갈 때 누구와 같이 앉을지도 정하지 못했다. 시험 성적이 자꾸 떨어지는 걸 보면 공부에 재능이 없는 건 분명한데, 달리 하고 싶은 것도 없고 좋아하는 것도 없다.
특별하지 않아도 좋으니 무난하기라도 했으면 하는 수민에게 어느 날 한 남자가 나타난다. 그의 이름은 '닝구 씨'. 매일 러닝셔츠 한 장만 입고 있어서 '(란)닝구 씨'라는 별명이 붙은 그는 수민의 집에서 하숙을 하면서 수민의 할머니가 지은 밥을 얻어먹고 수민의 가족들과 어울린다. 수민의 가족들과 이웃들은 돈도 없고 직업도 없는 닝구 씨를 무시하지만, 수민은 자꾸만 닝구 씨의 이야기에 귀를 기울이게 되고 왠지 모르게 닝구 씨가 마음에 든다.
수민은 스스로를 보잘것없고 평범한 존재로 여기지만, 내가 보기에는 수민이 정말 강하고 대단한 것 같다. 열네 살 소녀가 혼자서 감당하기에는 벅차고 힘든 상황이 분명한데도 누구에게 내색하거나 일탈 한 번 하지 않고 꿋꿋하게 일상을 살아가는 모습이 대견하게 느껴졌다. 부모조차 돌보지 않는 수민을 옆에서 격려해 주고 응원해 주는 닝구 씨 같은 어른이 있어서 참 다행이라는 생각도 들었다. 나는 누구에게 이런 어른, 이런 사람으로 기억될 수 있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