돌아갈 집이 있다
지유라 지음 / 메이트북스 / 2020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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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자타공인 집순이다. 출근하면 조금이라도 빨리 퇴근하고 싶고, 퇴근하면 일 분이라도 일찍 집에 가고 싶다. 주말에는 하루 종일 집에 붙어 있고 싶다. 아무도 만나지 않고 집에서 그동안 쌓아둔 책을 읽고 밀린 영화나 드라마를 보면서 힐링하고 싶다. <돌아갈 집이 있다>를 쓴 지유라 작가도 집을 무척 좋아한다. 저자는 대학에서 시각디자인을 전공하고, 공기업 홍보팀에서 12년간 디자이너로 근무했다. 현재는 디자인 전공 박사과정을 하면서 집을 그리는 화가로 활동 중이다. 


저자가 집을 테마로 정한 건 개인적인 경험 때문이다. 저자는 누구나 부러워하는 안정적인 직장에 다녔지만, 정작 자신은 불만을 느낄 때가 많았다. 매일 바쁜 일정을 소화하며 멋진 디자인을 해냈지만 '내 것'은 없다는 사실이 저자를 괴롭게 만들었다. 그래서 사표를 내고 집으로 돌아와 그림을 그리기 시작했다. 그림의 원점은 처음으로 그림을 배웠던 열한 살 때. 그 시절에 보고 듣고 느꼈던 것들을 하나하나 그림으로 그리다 보니 그 시절에 살았던 집이 떠올랐다. 그렇게 저자의 집 그림이 시작되었다. 


저자에게 집이란 무엇일까. 오랫동안 타지에서 생활한 저자에게 집은 돌아갈 곳이자 쉴 곳이자 가족이자 그리움이다. 집에서 우리는 가장 자유로워지고 솔직해진다. 남들 앞에서 부리던 허영과 가식을 모두 버리고 가장 '나다운 나'가 된다. 저자는 집을 그릴 때 저자 자신도 몰랐던 내면의 감정들을 깨닫는다. 앞으로 어떤 미래가 기다리고 있을지 아무것도 모른 채 천진하게 살았던 어린 시절. 그 시절의 자신을 마냥 귀여워해 줬던 어른들. 그 시절 자신과 함께 행복한 꿈을 꾸었던 친구들. 그들은 지금 어디에서 무엇을 하고 있을까. 


책에는 저자가 지난 9년 동안 그린 집 그림과 각각에 관한 이야기가 실려 있다. 저자가 여행을 하면서 만난 집, 저자의 추억 속에 있는 집, 실존하는 집, 상상으로 그린 집 등 다양한 집이 나온다. 각각의 집에 얽힌 이야기가 너무 좋아서 시간 가는 줄 모르고 읽었다. 집이라는 주제만으로 이렇게 다양한 이야기를 풀어낼 수 있다니. 저자의 인생 내공이 놀랍다. 저자의 이야기와 어우러지는 아름다운 그림들도 마음에 쏙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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