근육이 튼튼한 여자가 되고 싶어 - 다정하고 강한 여자들의 인생 근력 레이스
이정연 지음 / 웅진지식하우스 / 2020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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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자에게 필요한 건 '힘(him)'이 아니라 '힘[力]'이다. 그렇다면 힘을 키우기 위해 무엇을 하면 좋을까. 나처럼 힘을 기르고 싶은데 방법을 몰라서 고민하는 사람들에게 권하고 싶은 책을 만났다. <한겨레> 신문 이정연 기자의 책 <근육이 튼튼한 여자가 되고 싶어>이다. 


저자는 어릴 때부터 운동에 관심이 많았다. 일곱 살 때 발레를 시작했고, 초등학교 때 단거리 육상을 시작했고, 열세 살 때 잠시 무용가의 꿈을 꿨다가 포기하고, 열다섯 살 때 중학교에서 비정기 단거리 육상 선수로 활동했다. 어릴 때는 좋아서, 재미있어서 운동을 했다면, 20대 때는 체중 감량과 몸매 관리를 위해 운동을 했다. 미용 몸무게에 집착하고 두꺼운 허벅지를 저주했다. 살도 빼면서 건강도 챙길 수 있는 운동을 찾기 위해 장장 15년 동안 '운동 방랑자' 생활을 했다. 


그러다 깨달은 건, 살도 빼면서 건강해질 수 있는 운동이란 없다는 사실이다. 마른 근육, 미용 근육 같은 말은 여성의 몸을 있는 그대로 인정하지 않고 성적으로 대상화하는 사람들이 지어낸 허상이다. 여성으로 하여금 운동할 때조차도 남성의 시선으로 자신의 몸을 평가하고 '너무 강한 힘을 가지지 않도록' 억제하기 위해 만든 개념이다. 그때부터 저자는 오로지 힘을 키우고 근육을 만들기 위한 운동에 전념하고 있다. 키 162센티미터에 몸무게 62킬로그램, 체지방률 27퍼센트. 걸그룹 아이돌 같은 몸매는 아니지만 남부럽지 않게 건강하고 튼튼하다. 


책에는 저자가 이제까지 도전한 다양한 종목의 운동들이 소개되어 있다. 헬스를 시작으로 레슬링, 크로스핏, 넷볼, 배구 등등 다양하다. 운동을 하면서 저자가 겪은 변화들도 자세히 나온다. 몸매 관리를 목표로 운동을 할 때는 운동이 즐겁지 않고 보람이 없었다. 근력 증가를 목표로 운동을 하는 지금은 하루가 다르게 근력이 생기는 게 느껴져서 즐겁고, 몸 여기저기에 근육이 붙으니 보람을 느끼지 않을 수 없다. 자존감도 높아지고 자신감도 생겼다. 국가 공인 생활스포츠지도사 2급과 보디빌딩 자격증도 땄다. 친목질이라면 질색하는 사람인데, 근력 운동에 관심 있는 사람들과는 친목질이 즐겁다. 


성범죄를 당했을 때 극복하는 힘이 되어준 것도 운동이다. '사고'를 당한 후 한동안 저자는 불면과 불안의 시간을 보냈다. 그러다 문득 자신이 운동을 좋아하는 사람이라는 걸 떠올렸다. "나는 한번 몸을 일으킨 뒤에, 다시는 바닥 밑의 바닥으로 끌려 내려가지 않겠다고 마음먹었다. 그 새끼 보란 듯 건강하고 멋지게 살고 말리라고 다짐했다." (108쪽) 결국 저자는 법정에서 승소했고 몸과 마음의 건강도 되찾았다. 여자에게 필요한 건 '힘(him)'이 아니라 '힘[力]'이라는 사실을 다시 한번 상기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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