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무튼, 식물 - 그들에게 내가 꼭 필요하다는 기분이 소중하다 아무튼 시리즈 19
임이랑 지음 / 코난북스 / 2019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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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초에 우연히 팟캐스트 <임이랑의 식물 수다>를 알게 되어 몇 달째 꾸준히 즐겨 듣고 있다. 처음에는 식물에는 1도 관심 없고 진행자 이랑 님의 목소리가 듣기 좋아서 들었다. 그러다 언제부터인가 이랑 님이 들려주시는 식물 이야기가 재미있게 느껴지더니, 지금은 이랑 님이 언급하신 식물의 사진을 찾아보기도 하고 눈에 보이는 식물을 유심히 관찰하기도 한다. 이러다 나도 식물러가 될지도 모르겠다.


<아무튼, 식물>은 임이랑의 첫 책이다. 밴드 '디어클라우드'의 멤버로서 노래를 짓고 연주하는 삶밖에 몰랐던 저자가 우연히 식물을 만나 식물러가 되면서 겪은 변화와 성장을 담고 있다. 식물러가 되기 전에 저자는 낮보다 밤을 사랑했다. 모두가 잠든 새벽 시간에 곡을 쓰고 영화를 봤다. 모두가 활동하는 낮 시간에 밀린 잠을 보충했다. 그랬던 저자가 식물을 만난 후로는 일찍 일어나고 일찍 잠드는 생활을 한다. 내가 늦게 자고 늦게 일어나면 식물들이 충분한 빛과 바람을 쐬지 못한다는 걸 경험으로 알게 된 까닭이다.


식물 덕분에 나 아닌 대상을 돌보고 기르는 삶이 얼마나 충만하고 행복한 지 알게 되었다. 식물을 기르는 삶은 아이나 동물을 기르는 삶과 비견될 만하지만 똑같다고 생각하지는 않는다. 식물러로서 저자는 식물보다 자기 자신을 중시한다. 식물 때문에 가고 싶은 여행을 참거나 하고 싶은 일을 미루지는 않는다. 정성껏 기른 식물이 병에 걸리거나 초록 동산으로 떠나도 너무 마음 아파하지 않는다. 식물은 식물일 뿐이므로, 식물 때문에 나의 행복을 포기하거나 마음의 안정을 해쳐서는 안 된다고 생각한다.


식물 키우기가 두렵다고 말하는 사람들에게, 저자는 '열심히 죽이라'고 조언한다. 이때 방점은 '열심히'에 찍힌다. 식물에 대해 공부하지 않고, 식물을 잘 키우기 위한 노력을 아무것도 하지 않는 사람은 차라리 조화를 사는 것이 낫다. 식물을 들였으면 인터넷 검색창에 식물 이름이라도 검색해보고, 해당 식물이 열대 지역에서 왔는지 온대 지역에서 왔는지, 습기에 약한지 저온에 약한지라도 알아보는 것이 필수다. 식물도 사람과 비슷하다. 애정만으로는 좋은 관계를 지속할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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