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이 흔들릴 때 소크라테스를 추천합니다 메이트북스 클래식 9
플라톤 지음, 김세나 옮김 / 메이트북스 / 2020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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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대 그리스의 철학자이자 서양철학의 창시자라고 할 수 있는 인물이 바로 소크라테스다. 소크라테스는 생전에 단 한 권의 책도 저술하지 않았으나, 그의 수제자인 플라톤이 그의 말을 기록해 <소크라테스의 변론>, <크리톤>, <파이돈>, <향연> 등의 책으로 남겼다. 바로 이 4권의 책을 완역해 통합한 책이 <삶이 흔들릴 때 소크라테스를 추천합니다>이다.


고전은 해당 문헌이 작성된 시기의 상황과 등장인물에 대해 잘 알지 못하면 정확히 이해하기가 어렵다. 그래서 이 책의 도입부에는 각각의 책이 쓰인 시기의 상황과 등장인물에 관한 간략한 소개가 실려 있다. <소크라테스의 변론>은 소크라테스가 젊은이들을 타락시키고 국가가 신봉하는 신이 아닌 다른 신을 믿는다는 죄목으로 기소당했을 때 아테네 시민 500명으로 구성된 배심원 앞에서 변론한 내용을 담고 있다. <크리톤>은 이후 사형판결을 받고 감옥에 갇힌 소크라테스가 친구 크리톤과 나눈 대화를, <파이돈>은 소크라테스의 제자 파이돈이 친구에게 소크라테스 최후의 날을 설명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향연>은 소크라테스의 제자인 아폴로도로스가 아가톤이라는 인물의 축하연에 참석해 다른 참석자들과 토론하는 내용이다.


이 중에 가장 인상 깊게 읽은 작품은 <향연>이다. <향연>의 주제는 '사랑'이다. 여기서 사랑은 이성애만을 지칭하지 안는다. '소년에게는 어려서부터 자기를 사랑해줄 고결한 연인(여기서 연인은 소년을 의미한다 - 번역자 주)을 갖는 것보다, 그리고 연인에게는 고결한 미소년을 갖는 것보다 더 큰 축복이 무엇인지 나는 알지 못하네'라는 문장만 보아도 그렇다. (231쪽) 에로스는 '여성적인 요소는 없고 남성적인 요소만 갖추고 있는 여신'에게 속하며, '그런 에로스에게 영감을 받은 자들은 본성상 더 강하고 더 지성적인 것을 좋아해 남성적인 것을 지향한다'는 문장도 나온다. (237쪽)


아울러 '결과를 예견할 수 없는 일에 많은 시간과 노력을 쏟는 것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어린 소년들을 사랑하는 것을 금지하는 법이 제정되었어야 할 것'이라는 문장도 나온다. (237-8쪽) 이 글은 일종의 픽션이므로 문장 자체가 소크라테스 또는 플라톤의 견해라고 보기는 어렵지만, 당시 사회상을 짐작하는 데에는 요긴한 정보가 될 듯하다.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결과를 예견할 수 없는 일', 즉 '어린 소년들을 사랑하는 것'에 '많은 시간과 노력'을 쏟았으면 이런 말을 했을까. 또 그 때와 지금은 얼마나 다를까. 이 밖에도 눈길을 사로잡는 문장들이 많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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