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가로운 정원 1
아키야마 카오리 지음 / 미우(대원씨아이) / 2020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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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은 상대를 동경하고 연모하는 마음이기도 하지만 자신의 새로운 면을 발견하는 경험이기도 하다. 아키야마 카오리의 만화 <한가로운 정원>의 주인공 아사히나 모토코가 그렇다. 독일문학을 전공하는 대학원생 모토코는 수수한 외모와 고지식한 성격 때문에 독일어로 검정을 뜻하는 '슈바르츠' 씨로 불린다. 그런 모토코가 남몰래 짝사랑하는 사람은 독일문학과의 사카키 교수다.


모토코의 나이는 23세. 사카키 교수의 나이는 64세다. 모토코는 아버지보다도 연상인 사카키 교수를 좋아한다는 사실을 스스로도 인정하기 힘들어 한다. 사카키 교수 또한 모토코에게 자신은 동경이나 연모의 대상이 아니라고 엄중히 경고한다. 사카키 교수가 단호하게 선을 그을수록 모토코의 연정은 더욱더 깊어진다. (애초에 모토코가 사카키 교수의 그런 단호하고 진중한 모습에 반하기도 했다.) 사카키 교수의 조교로 일하는 타나카 선배는 모토코가 사카키 교수를 좋아하는 마음은 '사랑'이 아니라' 취향'에 불과하다고 말해서 모토코의 머릿속을 어지럽힌다.


대학교수와 대학원생 간의 '연애'를 그렸다면 이 만화를 좋게만은 보지 않았을 것이다. 다행히 사카키 교수는 제자를 연애 대상으로 보지 않는 참된 교육자이며, 모토코 역시 사카키 교수에게 제자로서 도를 넘지 않는 태도를 보인다. 작가는 이 만화를 통해 나이 차와 사제지간이라는 한계에도 불구하고 연모의 감정을 품고 마는 인간의 심리를 보여준다. 사랑해선 안 될 사람을 사랑하게 된 사람이 어떤 내적 갈등을 겪는지, 주변인들과는 어떤 문제를 겪는지, 과거의 트라우마와는 어떤 식으로 대면하는지를 묘사한다. 내용이 좋고 작화도 깔끔해서 완결까지 쭉 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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