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학은 어떻게 무기가 되는가 - 세상 모든 것을 숫자로 바라볼 수 있게 해준다
다카하시 요이치 지음, 김정환 옮김 / 센시오 / 2020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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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학을 포기하면 대학 입시의 문턱만 높아지는 것이 아니다. 사회인이 되어 통장 잔고, 월급 관리, 보험 가입, 자동차 할부 구입, 주택 대출, 청약 당첨 확률 등을 계산할 때 어려움을 겪을 수 있고, 정치, 경제 뉴스를 볼 때 가짜 정보에 현혹되어 그릇된 판단을 내릴 수 있다. 일본의 수량 정책학자 다카하시 요이치가 쓴 <수학은 어떻게 무기가 되는가>는 수학의 기초 중의 기초라고 할 수 있는 아주 간단한 숫자만으로 일상을 살아가는 데 꼭 필요한 수학적 문제들을 해결하는 방법을 알려주는 책이다.


자신이 수학적인 사고를 하는지 안 하는지 알고 싶다면 '불량 채권'이라는 말을 제대로 이해하는지 확인하자. 불량 채권이란 '장부 가격보다 실질 가격이 낮은 채권'을 의미한다. 경제 기사에서 '불량 채권 500조 원'이라는 표현을 접했다면, 이는 장부 가격 500조 원이 불량 채권이 되었다는 말일 수도 있고, 불량 채권으로 인한 손실액이 500조 원이라는 말일 수도 있다. 자세한 분석이 없으면 정확한 의미를 파악하기 어려우므로 이를 반드시 밝혀야 한다.


사회생활을 하는 사람에게 회계는 필수다. 회계를 알면 해당 기업의 재무 서류를 쉽게 읽을 수 있을 뿐 아니라 재무 서류 안에 숨겨진 의미를 파악할 수 있다. 재무 서류에는 해당 기업에 누가 얼마나 투자를 했고 부채는 얼마나 되는지 등의 정보가 낱낱이 담겨 있다. 이런 지식을 알아보는 눈이 있으면 따로 연줄을 이용하지 않아도 해당 기업에 입사 지원을 하거나 투자를 결정할 때 보다 나은 판단을 내릴 수 있다.


수학적인 사고를 잘한다는 것은 수학 점수가 높다는 것과는 다르다. 학교에서 배운 수학 공식을 외우고 있지 않아도, 어떤 문제를 접했을 때 논리적으로 판단해 합리적인 추론을 이끌어내는 능력을 가진 사람은 이미 수학적인 사고를 하는 것이고, 이런 사람은 대체로 사회생활도 잘하고 표현력도 뛰어나다. 수학을 잘 활용하면 프레젠테이션도 잘할 수 있다. 구체적인 수치와 통계를 제시하면 백 마디 말을 하는 것보다 훨씬 효과적이고 효율적으로 다수의 사람들을 설득할 수 있다.


책에는 회계와 미시 경제, 통계의 기초에 해당하는 내용이 잘 정리되어 있다. 원론 수준의 내용이라서 크게 어렵지는 않다. 현재 회계사, 세무사가 하는 일들을 조만간 AI(인공지능)가 대신하게 될지도 모르는다는 의견에 대한 저자의 반박이 흥미로웠다. 저자에 따르면 단순 계산이나 데이터 처리 같은 정형화된 작업은 AI가 인간보다 훨씬 잘할 수도 있지만 고도의 추론과 판단이 필요한 작업은 인간의 몫으로 남을 거라는데, 과연 어떨지 궁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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