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에 무해한 사람이 되고 싶어 - 즐겁게 시작하는 제로웨이스트 라이프
허유정 지음 / 뜻밖 / 2020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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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동안 최소한의 물건으로 생활하는 '미니멀리스트'가 유행했다면, 이제는 최소한의 쓰레기를 배출하는 '제로 웨이스트'가 대세다. 어떻게 하면 쓰레기 배출을 최대한으로 줄이고, 지구의 자원을 덜 쓰고 환경과 생태계에 해를 덜 끼치며 살 수 있을까. 고민하다 찾은 책이 허유정의 <세상에 무해한 사람이 되고 싶어>이다.


저자가 제로 웨이스트 운동에 처음 관심을 가진 건, 몇 년 전 가슴에 혹이 잡히고 나서부터다. 다행히 간단한 시술로 혹을 없앴지만, 저자는 그 일을 계기로 그동안의 식생활을 반성했다. 배달 음식, 인스턴트 음식을 먹으면 자동적으로 생기는 일회용품 쓰레기들도 예사롭게 보이지 않았다. 그때부터 일회용 컵 대신 텀블러를 사용하는 등 플라스틱 사용을 조금씩 줄였고, 환경친화적인 도시로 유명한 독일 함부르크 여행을 계기로 본격적인 쓰레기 줄이기를 시작했다.


맥주와 탄산수는 캔이나 플라스틱에 들어있는 제품 대신 유리병에 들어 있는 제품만 마신다. 김밥이나 떡볶이 같은 음식을 포장해 와서 먹을 때는 분식점에서 주는 플라스틱 용기 대신 직접 가져간 용기에 포장해 달라고 부탁한다. 휴지 대신 손수건을 애용하고, 플라스틱 칫솔 대신 나무 칫솔을 사용한다. 쓰레기를 줄이는 가장 좋은 방법은 애초에 쓰레기가 될 물건을 들이지 않는 것이다. 물건을 하나 살 때는 신중하게 요모조모 따져보고 구입하고, 구입한 후에는 몇십 년은 쓸 각오를 해야 한다.


제로 웨이스트를 실천하는 저자를 보고 어떤 사람들은 이렇게 말한다. "네가 아무리 애써봐라. 이미 지구는 끝났어." 이런 말을 들을 때마다 풀이 죽고 때로는 화가 나기도 하지만, 그렇다고 제로 웨이스트를 멈출 생각은 없다. 그동안 인류가 파괴한 환경에 비하면 저자의 노력은 모래사장의 모래 한 알만큼 작을지 몰라도, 설거지나 머리 감기 같은 사소한 행동에도 환경을 생각하고 가능한 한 피해를 덜 주려고 노력하는 자세가 많은 변화를 만들어낼 수 있을 거라고 믿기 때문이다.


아울러 저자는 제로 웨이스트 운동에 그치지 않고 환경을 위해 고기를 덜먹고, 환경 파괴의 주범인 기업 또는 산업의 제품을 덜 사용하고, 환경 보호 및 자원 절약에 도움이 되는 법안이 통과 되도록 많은 관심을 기울여야 한다고 덧붙인다. 제로 웨이스트는 잘 살기 위한 노력의 마침표가 아니라 시작점이라는 뜻일까. 나도 저자처럼 세상에 무해한 사람이 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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