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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밤은 굶고 자야지 - 박상영 에세이
박상영 지음 / 한겨레출판 / 2020년 3월
평점 :

<알려지지 않은 예술가의 눈물과 자이툰 파스타>, <대도시의 사랑법>으로 내 마음을 사로잡은 박상영 작가의 첫 산문집이다. 제목이 <오늘 밤은 굶고 자야지>라서 정말 '굶고 자는' 이야기일 줄 알았는데, 막상 읽어 보니 '굶고 자려고 했지만' 밤이 깊어지면 나도 모르게 야식을 주문하고 폭식을 하게 되는 이유에 관한 책이었다.
저자가 처음 폭식을 한 건 고3 수험생 때의 일이다. 그때까지 이른바 '정상' 체중을 유지했던 저자는 입시 스트레스에 시달리다 정신과 상담을 받았는데, 정신과 의사가 정식 치료를 권하자 부모님이 거부했고 이에 저자는 엄청난 양의 간식과 아이스크림을 먹는 것으로 부모님에게 원망 내지는 반발심을 표현했다.
대학 때는 부모님 집을 떠나온 기쁨과 쓸쓸함, 외로움이 뒤엉킨 마음으로 매일 밤 술자리를 전전했다. 취업 준비생 때는 정규직 전환 약속을 지키지 않는 회사에 대한 원망을 야식으로 풀었다. 취업 후에는 낮 동안 마음껏 먹지 못한 스트레스를 풀기 위해 밤마다 배달 음식을 시켜 먹었다. 그렇게 찐 살과 (중간중간 다이어트로) 뺀 살을 다 합치면 100킬로그램은 족히 될 거라니. 그동안 얼마나 힘드셨을까.
폭식을 하게 되는 이유와 식이 장애를 겪는 고통, '정상' 체중을 넘어 '미용' 체중을 강요하는 사회의 압박과 과체중인 사람에게 가해지는 직접적 또는 간접적인 폭력과 차별, 배제에 관한 이야기를 솔직하고 유머러스하게 펼쳤다는 점에서 록산 게이의 산문집 <헝거>의 남자 버전 같다는 생각도 들었다. 그나저나 오랜만에 쉑쉑버거 먹고 싶네... (이유는 책에 나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