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혼의 소녀와 장례여행 1
로나 지음 / 대원씨아이(만화) / 2020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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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령은 인간들을 이롭게 하려고 하늘이 내린 선물이지만, 세상을 떠날 때는 주변에 저주를 뿌린다고 한다. 그래서 정령이 죽을 때 직접 몸으로 저주를 받아내는 '송혼사'라는 직업이 생겨났고, 송혼사인 소녀 알피는 여기저기 발길 닿는 대로 돌아다니면서 죽은 정령의 장례를 치러주고 그 대가로 묵을 곳과 먹을 것을 제공받는 '장례여행'을 하는 중이다.


처음에는 알피가 장례사(송혼사)라기에는 너무 작고 약해 보여서 장례 일을 제대로 할 수 있을까 싶었는데, 막상 죽은 정령을 마주하면 진지한 태도로 장례를 치르고 무시무시한 저주도 잘 감내해 믿음직스러웠다. 장례를 치를 때는 프로답게 엄숙하게 일하고, 장례를 마치고 나서는 접대 받은 음식을 와구와구 먹으며 피로를 푸는 모습의 대비가 웃음을 자아내기도 했다.


삶과 죽음을 다룬 만화답게 분위기가 대체로 차분하고 진지하다. 죽은 정령을 둘러싼 사람들의 이야기가 흥미롭고, 무엇보다 송혼사라는 소명을 무겁게 받아들이는 알피의 모습이 인상적이었다. 판타지 만화는 일견 비현실적인 이야기 같지만 실제로는 현실이 배경인 그 어떤 만화들보다도 현실적인 것 같다. 삶과 죽음의 무게를 그린 이 만화 또한 그러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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