앞서가는 조직은 왜 관계에 충실한가 - 성과를 내는 조직 문화의 비밀
랜디 로스 지음, 김정혜 옮김 / 현대지성 / 2020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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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국지>의 유비는 조조, 손권에 비하면 지략도 부족하고 출신도 한미한 인물이다. 그런 그가 조조, 손권과 세상을 삼분(三分)하는 영웅이 될 수 있었던 비결은 바로 '사람'이다. 뛰어난 능력을 지녔지만 세상에 펼칠 기회를 가지지 못한 사람, 능력은 다소 떨어질지 몰라도 정의를 구현하고자 하는 의협심과 널리 인심을 베풀 줄 아는 아량을 지닌 사람이라면 출신을 따지지 않고 맞아들이고 품었던 것이야말로 유비가 지금까지도 '덕장(德將)'으로 칭송받는 이유다.


세계적인 컨설팅 회사 리마커블의 창업자 랜디 로스의 신간 <앞서가는 조직은 왜 관계에 충실한가>의 핵심 메시지 역시 사람이다. 저자는 일반적인 리더와 최고의 리더를 가르는 기준은 사람을 대접하는 방식이라고 설명한다. 일반적인 리더들은 비즈니스의 목적이 돈을 버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직원들은 돈을 벌기 위한 수단이고, 고객들은 돈을 받아내야 할 대상이라고 여긴다. 최고의 리더들은 돈보다도 직원들과 고객들을 우선시한다. 직원들이 능력을 발휘할 수 있는 장을 마련해 주고, 고객들이 원하는 바를 최대한 만족시키면 돈은 자동으로 벌린다고 여긴다.


책에는 기업 안팎에서 좋은 관계를 구축하기 위해 리더가 갖추어야 할 덕목과 그 방안이 자세히 서술되어 있다. 저자가 강조하는 리더의 덕목은 의도성, 겸손, 책무성, 지속 가능성 등이다. 이 중에 의도성은 리더가 인재를 육성하고 지원할 의도를 가지고 적극적으로 행동해야 함을 일컫는다. 일반적인 리더들은 인재를 선발하면 알아서 일하고 알아서 자기계발을 할 것으로 기대한다. 최고의 리더들은 자신이 선발한 인재를 가만두지 않고 적극적으로 육성하며 피드백을 준다. 리더 또한 조직이라는 공동체의 일원이다. 리더가 단지 리더라는 이유로 구성원들과의 관계 형성이나 소통에 소홀하면 부작용이 나타난다.


저자는 세상에 두 가지 유형의 사람들이 있다고 말한다. 하나는 가치 창출자이고, 다른 하나는 가치 추출자이다. 가치 창출자는 좋은 가치가 끊임없이 재생산될 수 있다고 믿는다. 그래서 더 많은 사람들에게 더 많은 가치를 기여하기 위해 노력한다. 반면 가치 추출자는 좋은 가치가 한정되어 있다고 여긴다. 그래서 다른 사람들과 협력하지 않고 경쟁을 통해 가치를 독점하려고 든다. 최고의 리더들은 가치 창출자인 경우가 많다. 혼자 잘 먹고 잘 사는 게 아니라 가능한 한 많은 사람들과 협력해서 더 좋은 사회를 이루기 위해 노력한다.


좋은 관계를 형성하고 나쁜 관계를 개선하기 위한 구체적인 조언도 나온다. 관계의 달인이 되고 싶은 마음은 굴뚝같은데 구체적으로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르겠다면, 첫째로 상대방을 위해 시간을 내는 것을 목표로 해보자. 일부러 시간을 내 만나서 차분히 이야기를 듣고 정성을 다해 대답해 주는 것만으로도 상대방은 좋은 대우를 받고 있다고 느낄 것이다. 둘째로 지지와 격려를 보여주자. 강압적인 방식으로 조직을 이끄는 것보다는 유연하고 영감을 주는 방식으로 조직을 이끄는 것이 훨씬 효과적이라는 연구 결과가 있다. 관계에서도 나쁜 피드백보다는 좋은 피드백을 많이 주려고 노력해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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