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은 아씨들 (영화 공식 원작 소설·오리지널 커버)
루이자 메이 올콧 지음, 강미경 옮김 / 알에이치코리아(RHK) / 2020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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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작은 아씨들>이 개봉하면서 국내의 여러 출판사에서 <작은 아씨들> 관련 책을 출간했는데, 여러 책을 읽어봤지만 그중에서 이 책이 가장 좋았다. 영화 속 '조의 책'을 재현한 1868년 초판본 표지를 그대로 살린 책이라는 점이 우선 좋았고, 1부와 2부를 모두 번역한 완역본이라는 점이 좋았다, 영화 스틸컷(흑백)이 수록되어 있어서 영화의 감동을 되살려준다는 점도 좋았다.


소설의 주인공은 마치 가의 네 자매다. 장녀 메그는 동네에서도 소문난 미모의 소유자로, 맏이로서의 책임감이 강해서 항상 의젓하게 행동하고 동생들을 잘 돌본다. 둘째 조는 성격이 가장 활달하고 씩씩하다. 언젠가 유명한 작가가 되어 집안을 건사하겠다는 기특한 꿈을 가지고 있기도 하다. 셋째 베스는 몸이 병약해서 학교에도 다니지 못하지만, 자매 중에 가장 착하고 배려심이 깊다. 막내 에이미는 아직 철부지이지만, 세 언니들을 보면서 어떻게 행동하는 것이 자신에게 가장 이익이 될지 판단하는 야무진 아이다.


이야기는 네 자매의 아버지 마치 씨가 군목으로 참전한 후 처음으로 맞는 크리스마스의 장면으로 시작한다. 가장인 아버지의 부재로 집안의 재정 상태가 좋지 않아졌기 때문에 자매들은 넉넉하게 음식을 만들어 먹을 수도 없고 서로를 위한 선물도 살 수 없다. 자매들은 머리를 맞대고 자신들이 가진 자산과 능력으로 가능한 한 가장 즐거운 크리스마스를 만들 방법을 모색한다. 값비싼 음식을 먹는 대신 다 함께 노래를 부르고 글을 읽고, 서로를 위한 선물을 사는 대신 어머니를 위한 선물을 마련하는 식이다.


<작은 아씨들>에는 이런 식으로 자매들이 서로의 능력과 상황을 최대한 발휘해 최고의 결과를 얻기 위해 노력하는 장면이 많이 나온다. 자매들이 각자의 장래를 결정할 때에도 마찬가지다. 메그는 아름다운 외모를 이용해 부자 남편을 얻을 수도 있었지만, 가난한 대신 똑똑하고 자신을 아껴주는 남편을 만나 현모양처가 되는 길을 택한다. 조는 여자에게 허락된 직업이 교사, 간호사, 청소부 정도밖에 없던 시대에 작가로서 성공하는 길을 찾는다. 베스는 병약한 몸 때문에 할 수 있는 것이 많지 않음에도 불구하고 주위 사람들을 행복하게 해주기 위해 나름대로 노력한다. 에이미는 마치 고모의 재산을 상속하면서 자신의 사랑도 쟁취하는 방법을 생각해낸다.


현대의 관점으로 보면 불편하게 느껴지는 점도 없지 않지만, 1868년에 발표된 소설임을 감안하면 여전히 널리 읽힐 가치가 있는 훌륭한 작품이다. 어린 데다가 여성이라는 이중의 제약을 지닌 인물들이 각자의 상황에서 분투하며 최선의 방식을 찾아가는 모습은 오늘날에도 많은 사람들의 가슴을 울리기에 충분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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