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한의 주인 신장판 1
사무라 히로아키 지음 / 대원씨아이(만화) / 2020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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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한의 주인>을 알게 된 것은 2017년에 개봉한 미이케 다카시 감독이 만든 동명 영화 때문이다. 정확히는 영화에서 주인공 '만지'를 연기한 기무라 타쿠야가 속한 그룹 SMAP의 오랜 팬인 덕분이고. 영화 홍보 영상을 워낙 많이 봤기 때문에 영화의 대략적인 설정이나 줄거리는 알고 있었는데 정작 원작인 만화는 볼 생각을 못 했다. 심지어 사무라 히로아키의 다른 작품인 <파도여 들어다오>를 몇 년째 재미있게 보고 있으면서도.


마침 <무한의 주인 신장판>이 국내에 정식 출간되었기에 읽어보았다. 이야기는 불로불사의 몸을 지닌 검객 '만지'가 부모의 복수를 꿈꾸는 소녀 '린'을 만나면서 시작된다. 린의 부모는 '승리야말로 검의 길'이라고 여기는 일도류 수장 아노츠에 의해 잔인하게 살해당했다. 린은 부모의 복수를 하겠다고 다짐하지만, 린 자신은 아직 어리고 힘도 약하고 검을 제대로 휘두르지도 못한다. 그런 린에게서 자신의 여동생의 모습을 발견한 만지는 갈등 끝에 린을 도와주기로 한다.





대략적인 줄거리만 보면 사람을 백 명이나 벤 무시무시한 검객 만지가 눈앞에서 부모를 죽인 원수를 찾아 복수하러 나선 소녀를 돕는 전형적인 무협 만화 같지만, 인물들의 구체적인 대사나 순차적으로 진행되는 에피소드를 보면 그렇지만도 않다는 것을 깨달을 것이다. 불로불사의 몸을 가진 만지는 사람을 백 명, 천 명씩 죽일 수 있지만 정작 자기 자신은 죽을 수 없다. 죽고 싶어도 죽을 수 없는 인물을 통해 작가는 생명의 가치, 삶의 소중함을 전하려 하지 않았나 싶다.





부모의 복수를 꿈꾸는 소녀 린의 변화 역시 많은 것들을 생각하게 해준다. 1권에서는 아직 명확하게 드러나지 않지만, 2권에서 린은 자신이 하려는 복수 역시 죄 없는 사람들을 아프게 하고 또 다른 비극을 낳을 수 있음을 깨닫고 갈등한다. 게다가 자신의 눈에는 언제나 옳게만 보였던 아버지가, 다른 관점에서 보면 틀리게 보일 수도 있음을 알고 좌절한다. 이 밖에도 만지와 린이 길 위에서 만나는 다양한 사람들의 에피소드를 통해 삶과 죽음의 가치, 인간이 존재하는 의미를 다양한 각도로 생각해보게 하는 걸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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