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가 무엇을 하든, 누가 뭐라 하든, 나는 네가 옳다 - 나의 삶이 너희들과 닮았다 한쪽 다리가 조금 ‘짧은’ 선생님이 아이들과 함께한 ‘길고 긴 동행’, 그 놀라운 기적
황정미 지음 / 치읓 / 2020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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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 전 그룹 'AOA'의 멤버 찬미의 어머니가 20년 넘게 갈 곳 없는 지역 청소년들에게 쉼터를 제공하는 선행을 해온 사실이 언론을 통해 알려져 많은 사람들을 감동시켰다. 나 역시 해당 기사를 보고 큰 감동을 받았는데, 이 책 <네가 무엇을 하든, 누가 뭐라 하든, 나는 네가 옳다>를 읽고 비슷한 감동을 느꼈다.


저자 황정미는 30년 넘게 공부방을 운영하며 아이들의 아픔을 들어주고 치유해 주는 일을 해왔다. 공부방은 원래 공부를 하는 곳이다. 저자의 학생들도 처음에는 저자에게 과외를 받고 학교 성적을 높이기 위한 목적으로 공부방을 찾아오거나 부모에 의해 공부방으로 보내졌다. 그런데 함께 공부를 하다 보면 자연스럽게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누게 되고 아이의 고민을 알 수 있었다. 겉보기에는 멀쩡해 보이지만 속으로는 부모와의 관계가 원만하지 않아서 고민인 아이, 학교생활이 순조롭지 않아서 힘들어하는 아이, 장래에 대한 걱정 때문에 밤잠을 못 이루는 아이 등등의 사연을 알게 되었다.


아이들의 문제는 대부분 어른들이 원인이다. 아인이는 중학교 1학년 중간고사에서 꼴찌를 해서 공부방에 보내졌다. 아인이가 꼴찌를 한 건, 공부를 못해서가 아니라 일곱 과목 중에 세 과목을 마킹을 안 해서였다. 저자는 아인이와 여러 번 대화를 시도한 끝에 아인이의 부모님이 집에서 늘 싸워서 아인이가 힘들어한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부모님 때문에 죽고 싶다는 아인이를 구하기 위해 저자는 아인이와 한동안 같이 살기로 했다. 안정을 되찾은 아이는 다시 학업에 매진할 수 있었고 지금은 어엿한 대학생이 되었다.


하율이는 책을 좋아하는데 어머니가 읽지 못하게 해서 고민이었다. 하율이의 고민을 경청한 저자는 하율이의 어머니와 대화를 시도했다. 하율이의 어머니는 하율이가 그저 학교 성적을 잘 받아서 대학에만 잘 들어가면 좋겠다고, 대학 입시에 도움이 되지 않는 책은 읽지 않았으면 한다고 말했다. 저자는 하율이의 어머니와 좀 더 깊은 대화를 나누며 하율이 어머니와 하율이, 하율이 언니 사이의 해묵은 갈등과 깊은 불화를 알게 되었다. 상담 끝에 하율이 어머니와 하율이는 서로 오해하고 있던 지점을 깨닫게 되었고, 현재는 하율이가 원하는 진로를 찾아서 열심히 정진하고 있다.


책에는 이 밖에도 저자가 30년 넘게 교육 현장에서 아이들의 교육은 물론 상담까지 진행하면서 마주한 다양한 사례가 실려 있다. 아이들에게 공부 잘하는 법, 성적 올리는 법 외에 더 많은 것들을 가르쳐주고 싶다는 저자의 진심이 잘 전해졌다. 아픔이 있어도 솔직하게 털어놓지 못하는 청소년들과 그런 청소년들을 안타까운 눈으로 바라보고 있는 학부모, 교육자들에게 이 책을 권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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