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음 살아보는 인생이라서 그래 괜찮아
오광진 지음 / 미래북 / 2020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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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 일 없이 지나가는 하루하루가 얼마나 소중한 지 새삼 깨닫고 있는 요즘이다. 이럴 때는 어둡고 무거운 내용의 책보다 밝고 가벼운 내용의 책이 좋다. 그래서 고른 책이 작가 오광진의 에세이집 <처음 살아보는 인생이라서 그래 괜찮아>이다.


가난한 부모 슬하에서 태어난 저자는 어려서부터 가난 때문에 숱한 고생을 했다. 그러는 과정에서 가난을 원망하고 불행한 처지를 비관하기보다는 살아 있음에 감사하고 희망적인 일들을 헤아리는 것이 더 낫다는 깨달음을 얻었다. 그리하여 꾸준히 글을 쓰며 작가의 꿈을 키우다 2000년에 첫 소설 <잡초어매>를 출간하고 그 후로도 여러 소설과 에세이, 자기계발서 등을 펴냈다.


힘든 상황에 놓인 사람들에게 희망을 주는 글을 쓰고 싶은 저자는 몇 년 전부터 <요즘 괜찮니? 괜찮아> 시리즈를 출간하고 있다. 이 책은 그 시리즈의 세 번째 책이다. 책에는 저자가 그동안 살면서 스스로 지쳐 있다고 느끼거나 마음을 다잡아야 할 필요가 있다고 느꼈을 때 썼던 글들이 담겨 있다. 잠언집이나 묵상집처럼 한 호흡에 읽을 수 있는 짧은 길이의 좋은 글들을 엮어놓은 형식의 책이라서 누구나 쉽게 읽을 것이다.


살다 보면 남과 싸우고 싶을 때도 있고 본의 아니게 싸움에 휘말릴 때도 있다. 그럴 때는 악착같이 싸워서 상대를 이기는 것보다 너그럽게 마음먹고 져주는 게 장기적으로 더 나은 결과를 가져다줄 수도 있다. 누구를 이기고 뭔가를 얻어야 직성이 풀리는 사람은 그만큼 누구를 잃고 뭔가를 잃게 될 것이다. 때로는 놓아주기도 하고 버릴 줄도 알아야 얻기도 하고 이룰 수도 있다.


나이를 먹다 보면 나만 외로운 것 같고 나만 일이 잘 안 풀리는 것 같은 느낌이 들 때가 있다. 그럴 때는 남들한테 연락해서 하소연하는 것도 민망하고 사람들을 피하고 싶은 마음이 들 수도 있다. 하지만 저자가 50 가까운 나이가 되고 보니, 자기만 그런 게 아니라 남들도 다 그렇다고 했다. 지금은 누가 더 앞서가고 누가 더 잘나 보일 수 있다. 하지만 결과적으로는 모두가 비슷비슷할 것이다. 그러니 여유를 가지고 사람들을 품으면서 살아야 한다.


식당에 다니다 보면 세련되고 깔끔한 식당은 의외로 음식 맛이 없고, 허름하고 우중충한 식당은 의외로 음식 맛이 좋은 경우가 왕왕 있다. 사람도 그렇다. 겉보기에 화려하고 친절한 사람이 의외로 내면은 별로이고, 겉보기에 별 볼일 없어 보이는 사람이 의외로 내면은 진국일 수 있다. 그러니 사람을 외모나 학벌, 재산 같은 것으로 판단하면 안 된다. 이 밖에도 찬찬히 읽으면 읽을수록 굳었던 마음이 풀어지고 얼었던 마음이 녹는 듯한 좋은 글들이 실려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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