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달의 교토 - 디지털 노마드 번역가의 교토 한 달 살기 일본에서 한 달 살기 시리즈 2
박현아 지음 / 세나북스 / 2020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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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에 수도 없이 가봤지만, 그중에서 가장 사랑하는 도시는 뭐니 뭐니 해도 교토다. 맛있는 음식도 한두 번 먹으면 질리고, 좋은 책도 두 번 이상 읽는 경우가 드문 나인데도, 교토만큼은 한 번 가고 두 번 가고 여러 번을 또 가도 매번 새롭고 매번 즐겁다. 언젠가 기회가 된다면 한 달 정도 여유롭게 교토를 구경하는 것이 꿈인데, 나보다 먼저 내 꿈을 이룬 사람을 만났다. 바로 <한 달의 교토>를 쓴, 번역가 박현아다.





저자는 2019년 4월 한 달 동안 일본 교토로 한 달 살기를 다녀왔다. 노트북만 있으면 어디서든 일할 수 있는 직업을 둔 '덕분'이라고 누군가는 말할지도 모르지만, 프리랜서의 특성상 일을 안 하면 수입도 없고, 당시 결혼 4개월 차이기까지 했으니 저자에게도 교토에서 한 달 살기가 결코 쉬운 선택은 아니었을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저자가 과감하게 교토로 떠난 건, 이때가 아니면 '온전히 자신에게 집중하는 시간'을 가질 수 없을 것 같았기 때문이다.


그리하여 떠난 교토에서 저자는 그야말로 꿈같은 시간을 보냈다. 때는 마침 벚꽃이 한창인 4월의 교토. 가는 곳마다 명소였고 보는 것마다 장관이었다. 커다란 벚나무가 양옆에 잔뜩 늘어서 있던 '철학의 길', 흩날리는 벚꽃을 바라보며 맥주를 마셨던 '헤이안신궁', 기차같이 생긴 한큐 열차를 타고 벚꽃 터널을 지나 도착했던 '아라시야마', 낮에 피는 벚꽃만큼이나 밤에 피는 벚꽃도 아름답다는 걸 알게 해준 '니조성'의 밤 벚꽃 등등. 저자의 글을 읽고 사진을 보는 것만으로도 어디선가 벚꽃 향이 나는 것 같고 금방이라도 벚꽃이 필 것 같은 느낌이 들었다.





한 달 살기의 매력은 일상과 여행이 공존한다는 것이다. 저자 역시 교토에서 한 달 살기를 하는 동안 내내 관광만 한 것이 아니라 틈틈이 일도 하고 일상도 즐겼다. 마사지(정체)를 받고 집으로 돌아와 노트북을 챙겨서 근처에 있는 예쁜 카페로 가면 그곳이 바로 작업실이 된다. 교토에는 예쁘고 아늑하고 커피 맛까지 좋은 카페가 워낙 많아서 작업할 카페를 찾는 일조차도 기쁨이었다. 일을 마치면 근처에 있는 식당에서 카레나 소바 등으로 한 끼를 해결한 후 자전거를 타고 산책을 하기도 하고.


교토가 아름답다고 해서 교토에서 한 달을 사는 매 순간순간이 아름다웠던 건 아니다. 하루 종일 책상 앞에 앉아서 일하던 사람이 하루가 멀다 하고 관광을 하다 보니 체력이 금방 동이 났다. 호텔이 아니라 일반 맨션을 숙소로 잡는 바람에 힘들게 관광을 하고 돌아와서 빨래하고 청소하는 것도 고역이었다. 이 밖에도 저자가 교토에서 겪은 크고 작은 사건사고들이 깨알같이 적혀 있어서 교토에서 여행을 하거나 생활을 할 예정인 사람에게도 큰 도움이 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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