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은 사랑 이야기 웅진 모두의 그림책 27
티아 나비 지음, 카디 쿠레마 그림, 홍연미 옮김 / 웅진주니어 / 2020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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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스토니아 출신 작가 티아 나비와 카디 쿠레마가 만든 그림책 <작은 사랑 이야기>에는 빨간 모자를 쓴 귀여운 소녀가 등장한다. 소녀의 이름은 트리누. 여느 때처럼 시간 가는 줄 모르고 들판 위에서 놀고 있는 트리누의 주머니 밖으로 트리누의 왼쪽 장갑이 떨어진다. 이 사실을 아는 건 트리누의 주머니 속에 있는 트리누의 오른쪽 장갑뿐이다.


트리누는 이 사실을 모른 채 노느라 정신이 없고, 트리누의 오른쪽 장갑만 마음이 조마조마하다. 하늘은 금방이라도 눈을 뿌릴 것 같고, 까마귀와 갈매기는 당장이라도 땅 위에 떨어져 있는 왼쪽 장갑을 쪼아 댈 것 같다. 장갑들은 그동안 트리누가 자신들을 소중히 여겨줬던 일들을 떠올린다. 트리누의 장갑은 과연 어떻게 될까. 트리누는 언제쯤 이 사실을 알게 될까.


<작은 사랑 이야기>를 읽으니 연초에 잃어버린 장갑 한 짝 생각이 났다. 몇 년을 써도 닳지 않아 마음에 들었던 장갑인데 나의 부주의로 잃어버려서 오랫동안 마음이 안 좋았다. 트리누의 장갑처럼, 남아 있는 내 장갑 한 짝도 헤어진 장갑 한 짝을 그리워하고 있을까. 누구나 하나쯤은 간직하고 있을 장갑에 얽힌 추억들을 새록새록 떠올리게 만드는 사랑스러운 그림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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