___로 삶을 편집하다
서재윤 지음 / 예미 / 2020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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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번 엇나간 삶을 바로잡을 수 있을까. <___로 삶을 편집하다>의 저자 서재윤은 당당히 "그렇다!"라고 말한다. 예순이 넘은 저자는 대구에서 어린 시절을 보냈다. 부모님은 과수원을 운영하셨는데 당신들이 쓸 돈은 아끼면서도 자식이 달라는 학비와 책값은 아끼는 법이 없었다. 그렇게 부모님으로부터 깊은 사랑을 받았지만, 사춘기 아들은 비행을 일삼았다. 하라는 공부는 안 하고 친구들과 어울려 놀며 문제를 일으켰다. 학교에서 퇴학까지 당하고 가출을 일삼다 공장에 취직했다.


사회 경험을 하고 군대에 다녀오면서 뒤늦게 정신을 차린 저자는 열심히 공부해 대학에 들어갔다. 첫눈에 반한 여자와 결혼을 하고 신방을 차렸다. 전공을 살려 전산직 프로그래머로 취업에 성공했고, 그렇게 5년 정도 직장 생활을 했다. 생활은 나아졌지만 스트레스를 너무 많이 받아서 머리카락이 한 움큼씩 빠졌다. 더는 안 되겠다는 생각이 들어서 사직서를 내고 새로운 일에 도전했다. 대학 안에 있는 구내서점 운영이다.


서점은 '남들 보기에도 괜찮을 것 같고, 힘도 별로 들지 않을 것 같'았는데, 막상 시작해보니 다른 건 몰라도 힘은 엄청 들었다. 새 학기가 시작되기 전부터 강의에 필요한 교재를 조달하기 위해 전국 각지로 다녀야 했고, 경쟁 서점들보다 더 많이 팔기 위해 다양한 방안을 마련해야 했다. 다행히 저자의 노력이 빛을 발해 서점 운영이 점점 안정되었고 생계 걱정도 더 이상 하지 않게 되었다. 그동안 자식들도 장성해 각자의 길을 찾아 떠나고, 자나 깨나 자식 걱정이었던 부모님도 연세가 많이 드셨다.


책의 후반부에는 다사다난했던 삶을 돌아보며 저자가 느끼고 생각한 것들이 실려 있다. 저자는 한때 엇나간 길을 걷기도 했지만, 다행히 수많은 사람들의 격려와 보살핌 속에서 다시 제대로 된 길을 걸을 수 있게 되었고, 지금은 사랑하는 가족들을 보살피고 다른 사람들을 도우며 봉사하는 삶을 살고 있다. 자신의 인생을 책 한 권으로 정리한 저자가 대단하고, 책 한 권이 나올 정도의 인생을 살아낸 저자가 멋지다. 저자의 다음 행보가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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