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가 되기 싫은 개 - 한 소년과 특별한 개 이야기
팔리 모왓 지음, 공경희 옮김 / 소소의책 / 2020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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캐나다 출신의 자연주의 작가 팔리 모왓의 장편소설 <개가 되기 싫은 개>는 유년 시절 작가가 때로는 형제처럼 때로는 친구처럼 지냈던 개 머트(Mutt)를 향한 애정과 그리움이 절절하게 묻어나는 작품이다.


때는 1929년 여름. 캐나다 중남부에 있는 도시 새스커툰에 살던 시절의 일이다. 사서로 일하는 아버지는 사냥꾼이었던 자신의 아버지처럼 자신도 야생에서 사냥을 해보고 싶다고 생각했다. 사냥을 하려면 사냥을 도와줄 사냥개가 필요했는데 집안 형편상 튼튼하고 혈통 좋은 개를 구입할 여력이 안 되었다. 마침 집에 한 소년이 오리와 개를 팔러 왔고, 어머니는 소년이 권하는 오리 대신 작고 비쩍 마르고 혈통을 알 수 없는 개를 헐값에 구입했다. 그 개가 바로 머트다.


늠름한 사냥개를 원했던 아버지는 머트를 마음에 들어 하지 않았지만, 저자는 머트를 처음 본 순간부터 사랑에 빠졌다. 남들이 잡종견이라고 놀려도 저자의 눈에는 머트만큼 품위 있고 사랑스러운 개가 없었다. 머트는 항상 '개가 되기 싫은 개'처럼 행동했다. 사람의 마음에 들려고 애교를 떨지 않았고 자존심을 굽혀 가며 유순하게 굴지도 않았다. 아버지는 머트가 고집불통이라며 야단치고 미워했지만, 저자는 머트의 그런 고집스러운 성격이 싫지 않았다. 머트를 보면서 개한테도 배울 점이 있다고 생각했다.


저자가 살던 마을에는 '캣 레이디'라고 불리는 사람이 있었다. 혼자 사는 나이 든 여성으로, 이웃과 교류하지 않고 집에서 수십 마리의 고양이들을 돌보며 산다고 해서 그런 별명이 붙었다. 어느 날 저자는 머트를 데리고 친구들과 함께 캣 레이디의 집을 습격했다. 그 집에 정확히 몇 마리의 고양이가 사는지 알아내기 위해서였다. 저자와 동네 소년들을 강도로 오인한 캣 레이디가 비명을 질렀고, 그 바람에 캣 레이디의 집에 경찰관이 들이닥쳤다. 그 사이에 캣 레이디와 살던 고양이들이 집 밖으로 뛰쳐나갔다.


소년들은 치기 어린 호기심으로 그런 행동을 했겠지만, 그러한 행동의 결과 캣 레이디는 소중한 사생활을 침해당하고 사랑하는 고양이들을 잃었다. 그런데도 동네 사람들은 소년들을 야단치고 캣 레이디를 위로하기는커녕 목격 증언도 거부하고, 캣 레이디의 옆집에 사는 남자는 저자에게 총을 선물하기까지 했다. 저자는 그 시절의 일들을 따뜻하고 뭉클한 추억으로 회고하지만. 과연 캣 레이디에게도 그 시절의 일들이 따뜻하고 뭉클하기만 할까.


책에는 개 말고도 다람쥐, 방울뱀, 거북이, 수리부엉이, 스컹크 등 저자가 유년 시절 직접 키웠거나 애정을 주었던 동물들과의 일화가 실려 있다. 서울 같은 대도시에서는 동물원에 가서야 겨우 볼까 말까 한 동물들을 집 앞 뜰이나 뒷산에서 어렵지 않게 발견할 수 있었다니 신기하다. 그 모든 시간들을 함께 했던 머트가 무지개다리를 건너는 장면은 너무나 담담해서 도리어 더 눈물이 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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