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이 세계를 지배하는 날 - 압도적인 힘으로 세계 경제 패권을 거머쥘 차이나 테크 타이탄이 몰려온다
레베카 A. 패닌 지음, 손용수 옮김 / 한즈미디어(한스미디어) / 2020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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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과 십여 년 전까지만 해도 중국과 미국이 세계 무역 패권을 두고 경쟁하는 상황이 벌어질 거라고 예상하는 사람은 많지 않았다. 심지어 선진국 제품을 노골적으로 베끼기 일쑤였던 중국이 첨단 산업 분야에서 두각을 나타내고 화웨이, 샤오미 등의 브랜드를 유행시킬 줄은 아무도 몰랐다. 비록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의 출현과 확산으로 중국의 경제 발전에 비상등이 켜졌지만 성장세는 여전하다. 중국이 현재 어디까지 발전했고 앞으로 어떻게 변할지 궁금하다면 이 책 <중국이 세계를 지배하는 날>을 읽어보길 권한다.


저자는 지난 20년 동안 중국이 미국 실리콘 밸리의 발전을 따라잡고 앞지르는 상황을 관찰해 왔다. 혹자는 중국의 첨단 기술 산업이 중국 정부의 국내 기업 보호 정책 때문에 급격한 성장을 이뤘다고 말하지만 저자의 생각은 다르다. 중국 정부의 보호 정책이 미친 영향이 존재하기는 하지만, 중국의 엄청난 자본력과 거대한 인구, 미국보다 훨씬 저렴한 인건비, 구매력 있는 중산층의 확대 등이야말로 중국의 첨단 기술 산업의 발전을 이끄는 주요한 동력이다.


그 결과 중국은 현재 세계 어느 나라보다도 최신 IT 기술이 널리 보급되어 있는 상황이다. 중국인들은 최신 앱과 결제 서비스는 물론 소셜 미디어, 온라인 쇼핑 등을 열렬히 받아들인다. 나 역시 중국 거지는 구걸할 때 현금을 안 받고 결제 앱으로 돈을 전송받는다는 말을 들은 적이 있다. 사실인지 아닌지는 모르지만, 그만큼 IT 환경이 잘 갖춰져 있고 모바일 결제 서비스가 보편화되어 있다는 뜻이라고 생각한다. 베이징, 상하이 등 대도시에는 공유 자전거와 스쿠터, 모페드가 넘친다. 적어도 IT 기술의 보급 면에서 중국은 미국, 영국, 독일 등의 선진국을 따라잡은 지 오래다.


책에는 'BAT'라는 약칭으로도 불리는 바이두, 알리바바, 텐센트 등 중국을 대표하는 대기업들의 성공 사례를 비롯해 BAT를 뒤쫓는 기업들, 미국 기업의 실패 요인, 중국 벤처 투자의 가능성, 최근 중국에서 각광받는 신기술 등이 잘 정리되어 있다. 최근 중국에서 각광받는 신기술로는 인공지능, 택시 앱, 온라인 쇼핑 앱, 전기차, 드론, 로봇 등이 있다. 창업자 대부분이 중국 또는 미국의 명문대 출신이고, 내수만으로도 이미 엄청난 매출을 올렸지만 향후 세계 시장을 공략해 애플이나 테슬라 같은 세계적인 대기업으로 발돋움하길 꿈꾼다는 점이 눈에 들어왔다.


중국 벤처 투자는 중국의 경제 성장이 급속도로 진행되기 이전부터 활발했지만, 최근 몇 년 동안 전 세계 무역 주도권을 둘러싼 미중 대결 구도가 심화되고 중국의 대기업 화웨이에 대한 미국의 압박이 심해지면서 다소 주춤하는 추세를 보였다. 저자에 따르면 이러한 정치적 긴장이 중국의 경제 발전과 벤처 투자에 리스크로 작용할 수도 있지만, 장기적으로는 중국이 지금보다 발전할 것이 분명하기 때문에 벤처 투자 역시 희망적이라고 한다. 트럼프가 진정으로 두려워하는 건 중국 그 자체가 아니라 중국의 테크 기업이라는 저자의 말이 머릿속을 떠나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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