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스터리 세계사 - 세상을 뒤흔든 역사 속 28가지 스캔들 현대지성 테마 세계사 3
그레이엄 도널드 지음, 이영진 옮김 / 현대지성 / 2020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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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배운 역사는 전부 사실일까. 어쩌면 사실이 아닐 수도 있다고 의심하게 하는 책을 만났다. 그레이엄 도널드의 책 <미스터리 세계사>이다. 이 책에는 수많은 사람들이 사실이라고 믿고 있는 역사적 사건들이 허구 또는 거짓일 수 있음을 보여주는 28가지 이야기가 실려 있다.


프랑스의 국민 영웅 잔 다르크는 실제로 존재한 인물일까. 이 책에 따르면 잔 다르크가 실제로 존재한 인물인 건 맞지만 구체적인 생애는 우리가 알고 있는 국민 영웅의 모습과는 거리가 멀다. 잔 다르크는 1466년 동레미에서 태어났다. 동레미는 현재 프랑스 로렌 지방에 속해 있지만 1766년까지는 프랑스에 속하지 않은 독립 공국이었다. 잔 다르크가 성심이 매우 깊은 소녀였고 성녀의 목소리를 들었다고 주장한 것은 사실이지만, 남성의 복장을 하고 전쟁에 나가 싸웠다는 것은 사실이 아닐 가능성이 높다. 마녀로 몰려 화형을 당했다는 설도 구체적인 근거가 없다. 저자는 잔 다르크의 이야기가 19세기에 나폴레옹이 국민들의 사기를 북돋우기 위해 조작, 날조한 것이라고 주장한다.


아메리카 대륙을 처음 발견한 사람은 크리스토퍼 콜럼버스가 맞을까. 이 책에 따르면 크리스토퍼 콜럼버스가 아메리카 대륙을 발견하기 한참 전에 러시아 사람들이 알래스카를 통해 아메리카 대륙을 오갔을 가능성이 매우 높다. 홋카이도의 토착 일본인인 아이누족도 후보가 될 만하다. 아메리카라는 이름은 피렌체의 탐험가 아메리고 베스푸치에게서 따왔다는 설이 널리 퍼져 있지만, 저자는 브리스틀 출신 상인 로버트 아메리크에게서 따왔을 가능성이 더 높다고 주장한다. 지명을 정할 때는 탐험가나 후원자의 이름이 아닌 성에서 따오는 경우가 더 많기 때문이다.


이 책에서 가장 흥미로웠던 이야기는 드레퓌스 사건이 '투르 드 프랑스'의 기원이 되었다는 이야기이다. 드레퓌스 사건은 1894년 프랑스 군의 포병 대위 알프레드 드레퓌스가 독일 간첩으로 몰려 억울하게 유죄 판결을 받고 옥살이를 한 사건을 일컫는다. 이 사건으로 프랑스가 드레퓌스파와 반드레퓌스파로 나뉘어 첨예한 대립을 벌였는데, 급기야 드레퓌스파와 반드레퓌스가 자전거 시합을 벌이기로 했고 그 시합이 지금의 '투르 드 프랑스'의 시초가 되었다는 것이다. 정치적 승부를 자전거 시합으로 판가름하려 했다니 기발하다고 해야 할지 엉뚱하다고 해야 할지. 이 밖에도 흥미로운 이야기가 많아서 시간 가는 줄 모르고 읽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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