혼자, 천천히, 북유럽 - 손으로 그린 하얀 밤의 도시들
리모 김현길 지음 / 상상출판 / 2020년 1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나는 언제쯤 북유럽에 가볼 수 있을까. 나처럼 북유럽 여행에 대한 로망이 있는 사람이라면, 이 책을 읽고 당장 북유럽행 티켓을 끊을지도 모른다. 여행 드로잉 작가 '리모' 김현길의 책 <혼자, 천천히, 북유럽>이다.


저자는 삼성전자에서 소프트웨어 연구원에서 여행 드로잉 작가로 변신한 독특한 이력의 소유자다. 한여름의 무더위를 피해 북유럽으로 떠나야겠다고 생각한 저자는 한 달 동안 핀란드, 스웨덴, 노르웨이, 덴마크를 여행하며 그림을 그릴 계획을 세웠다. 첫 여행지인 핀란드는 저자의 예상대로 때로는 약간의 추위가 느껴질 만큼 날씨가 선선했으며 분위기가 전체적으로 차분하고 한가했다. 그런 곳에서 저자는 발길 닿는 대로 걷다가 마음에 드는 카페가 나오면 들어가서 커피를 마시고, 도시 곳곳에 있는 미술관을 구경하고 아무 공원에나 들어가 앉아 그림을 그리는 나날을 보냈다. 느릿느릿 흘러가는 저자의 일상을 보고 있노라니 나까지 마음에 여유가 생기는 듯했다.


얼마 후 저자는 배를 타고 스웨덴으로 넘어갔다. 스톡홀름과 웁살라에서 며칠을 보낸 후, 이번에는 기차를 타고 노르웨이로 넘어갔다. 노르웨이에서는 저자가 가장 고대했던 암벽과 피오르, 빙하를 맨눈으로 봤다. 예상보다 심한 추위 때문에 몸을 덜덜 떨면서도 감격에 찬 저자를 보니 나까지 마음이 벅찼다. 노르웨이에서 직접 피오르를 보는 건 나에게도 로망인데, 나는 언제쯤 나의 로망을 이룰 수 있을까(존버만이 살 길이다!). 덴마크까지는 비행기를 타고 이동했다. 덴마크 최북단에 위치한 스카겐에서 자전거를 타고 마을을 둘러본 이야기가 특히 인상적이었다. 나라면 아는 사람 하나 없는 외국의 마을에서 혼자서 자전거를 타고 여행할 수 있을까. 스카겐 화파의 그림들을 전시하는 스카겐 미술관에도 가보고 싶다.


어디에 가든, 누구를 만나든, 사진이 아닌 그림으로 기록을 남긴 저자의 모습이 멋있다. 그림을 그리면 대상을 오랫동안 자세하게 관찰하게 되어 기억이 쉽게 휘발되지 않는다는 말을 들은 적이 있다. 저자의 손끝에서 탄생한 그림들이 이렇게 멋지고 아름다운데, 저자의 머릿속에 남아있는 풍경들과 추억들은 얼마나 더 멋지고 아름다울까. 언젠가 내 눈으로 직접 확인하고 싶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8)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