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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십, 중용이 필요한 시간 - 기울지도 치우치지도 않는 인생을 만나다 ㅣ 내 인생의 사서四書
신정근 지음 / 21세기북스 / 2019년 12월
평점 :

어른이 되기 전에는 이거 배워라, 저렇게 살아라 같은 말을 많이 듣지만, 막상 어른이 되고 나면 앞으로 무엇을 배워야 하는지, 어떻게 살아야 하는지 가르침을 받기가 어렵다. 그래서 고민인 어른들에게 추천하고 싶은 책을 만났다. 동양 고전을 삶에 적용하는 <내 인생의 사서> 시리즈를 집필 중인 동양철학자 신정근의 신간 <오십, 중용이 필요한 시간>이다.
50대는 어떤 나이일까. 저자의 경험에 따르면 50대는 몸이 바뀌는 나이다. 40대까지는 팔팔하게 일하고 운동하고 여행을 다니던 사람도 50대를 경계로 몸에 이상이 생기거나 병치레를 하는 경우가 많다. 몸이 바뀌니 일에 임하는 자세도 예전 같지 않고 운동이나 여행 같은 취미도 예전만큼 못하게 된다. 새로운 일에 도전하는 것은 버겁지만, 그렇다고 일을 그만두고 쉬기에는 아까운 나이다. 다시 말해 50대는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나이라는 소리다. 그런데 반대로 생각하면 50대는 이것도 저것도 두루두루 해낼 수 있는 나이라는 뜻이 아닐까.
이런 50대의 처지에 딱 들어맞는 동양 고전이 <중용>이다. <중용>은 중국의 춘추전국시대에 쓰였다. 혼란스러운 시대에 쓰인 책답게 극단적인 의견 대립과 그치지 않는 갈등 속에서 자기 자신을 지키며 바른길을 찾는 법을 주로 다룬다. 저자는 책에서 <중용>의 내용을 모두 60가지로 나누어 원문의 내용을 간략히 풀이하고 현대인의 일상에 적용 가능한 예화를 소개한다. 어려운 한자어는 쉽게 풀어서 설명하고, 최신 시사 뉴스도 빈번히 등장해 동양 고전에 문외한인 사람도 어렵지 않게 읽을 수 있다.
이 책에서 가장 인상적이었던 내용은 '도'에 대한 설명이다. 대체 도란 무엇일까. 저자는 '사람이 꼭 지켜야 할 가치', '사람이 실현해야 할 이상'을 뜻한다고 설명한다. 예를 들어 어떤 사람이 집을 장만하기 위해 퇴근 후 대리기사로 일한다면 그 사람의 도는 집을 장만하는 것이다. 어떤 사람이 살을 빼기 위해 열심히 운동한다면 그 사람의 도는 살을 빼는 것이다. 넓게 보면 이러한 세속적인 욕망도 도의 범주에 속할 수 있지만, 유교에서는 사랑과 연대의 인, 도리와 정의의 의, 문화와 예절의 예, 시비 판단과 지혜의 지, 즉 인의예지를 도라고 규정한다.
어떤 사람이 투잡을 불사하며 집 장만을 하려는 이유가 가족들을 편안하게 해주고 부모님을 잘 모시기 위한 거라면 이는 인의예지에 해당한다. 하지만 그저 물질적인 욕망을 채우고 싶고 남보다 잘 사는 것처럼 보이기 위해서라면 인의예지에 해당하지 않는다. 내가 추구하는 가치나 이상은 도에 합당한가, 합당하지 않은가. 이를 찬찬히 생각하면서 조심스럽게 살아간다면 이런저런 세파에 흔들리면서도 마음의 중심을 잃지 않고 끝까지 걸어갈 수 있을 거라고 저자는 조언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