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르나르 베르베르 인생소설 - 나는 왜 작가가 되었나
다니엘 이치비아 지음, 이주영 옮김 / 예미 / 2019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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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미>, <타나토노트>, <제3인류> 등으로 잘 알려진 프랑스 작가 베르나르 베르베르. 작가로 데뷔한 지 30년 가까운 세월이 흘렀는데도 여전히 한계를 모르는 영감과 지칠 줄 모르는 필력을 보여주고 있는 그의 비결은 무엇일까. 프랑스 최고의 전기작가 다니엘 이치비아는 바로 이 점에 호기심을 느꼈고, 베르나르 베르베르와 열 시간 넘게 인터뷰를 하고 그와 가깝게 지낸 사람들이 들려준 이야기를 추가해 <베르나르 베르베르 인생소설>을 집필했다.


베르나르 베르베르는 어릴 때부터 호기심이 많은 사람이었다. 1961년 툴루즈에서 태어난 베르나르는 할아버지의 정원에서 개미집을 관찰하는 것이 취미였다. 자연의 세계는 대체로 약육강식의 원리가 지배하지만 개미의 세계는 달랐다. 개미는 부상당한 동료가 있으면 도와주고 '여'왕개미의 말에 복종했다. 호기심이 많고 집중력이 높았던 베르나르는 학교에서도 공부를 곧잘 했다. 교사들 중에는 베르나르의 호기심을 귀찮아하는 사람도 있었지만 칭찬해 주는 사람도 있었다. 일곱 살 때 만난 프랑스어 선생님은 베르나르의 문학적 재능을 발견한 최초의 인물이다.


하지만 베르나르가 작가가 되는 건 한참 후의 일이다. 베르나르는 툴루즈 제1대학교 법학과에 입학했다. 입학한 지 얼마 안 되어 법학이 적성에 맞지 않는다는 걸 알았지만 작가가 될 마음은 없었다. 작가가 된다 한들 제대로 먹고 살 수 있을지 불안했기 때문이다. 작가 대신 기자로 장래희망을 수정한 베르나르는 국립언론학교에 입학했다. 그곳에서 글쓰기가 천성에 맞는다는 사실을 깨달았고 그 후 순조롭게 기자 생활을 시작했다. 기자로 일하면서 <개미>를 집필했고, <개미>가 발표되자 프랑스는 물론 전 세계적으로 엄청난 열풍이 일어났다.


베르나르 베르베르가 비교적 순조롭게 작가로서 커리어를 쌓은 줄 알았는데 이 책을 보면 그렇지도 않았던 것 같다. 데뷔작 <개미>가 크게 성공한 후 베르나르는 '반짝 성공한 작가'가 아니라는 사실을 증명하기 위해 또다시 엄청난 작품을 써야 한다는 압박감에 시달렸다. 다행히 발표하는 작품마다 크게 성공해 '반짝 성공한 작가'로 머무르지는 않았지만 그래도 아쉬움은 남는다. 베르나르는 본국인 프랑스보다 한국, 러시아 등 외국에서 더 인기가 많은 작가다. 베르나르는 소설 외에 영화, 게임 등에도 손댔지만 소설만큼 성공하진 못했다.


2009년에는 건강에 이상이 생겼다는 걸 알게 되었다. 건강검진 결과 관상동맥에 이상이 있다는 걸 발견했다. 의사는 수술을 권했지만 베르나르는 수술을 하지 않고 건강 관리를 잘 하면서 추세를 보기로 했다. 이 일을 계기로 베르나르는 죽음에 대해 진지하게 고민하기 시작했다. 자신이 죽은 후에 어떤 작가로 기억될지도 심각하게 생각해 보았다. 기발한 상상력이 돋보였던 작가로만 기억되고 싶지는 않았다. 위대한 작가들이 으레 그렇듯이, 인류가 지금보다 더 진화하고 더 잘 살 수 있도록 이끌어주는 작품을 쓰고 싶었다. 그래서 발표한 작품이 <제3인류>다.


처음에 표지만 봤을 때는 베르나르 베르베르가 직접 쓴 자서전인 줄 알았다. 전기 작가가 쓴 평전이기는 하지만 베르나르 베르베르 본인을 직접 인터뷰하고 쓴 책이라서 내용이 자세하고 깊이가 있다. 베르나르 베르베르에 대한 칭찬 일색이지도 않고, 객관적 또는 부정적 평가도 섞여 있다. 베르나르 베르베르의 오랜 팬으로서는 그의 일생과 최근에 있었던 심경의 변화 등을 알 수 있어서 좋았다. 베르나르 베르베르의 작품 중에 <제3인류>만 읽어보지 못했는데 이번 기회에 읽어봐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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